[05.03.28] 한국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출범에 대한 정보공유연대의 입장

한국 크리에이티브 커먼스(Creative Commons Korea) 출범에 대한 정보공유연대의 입장 지난 3월 21일, 한국정보법학회의 주관으로 한국 크리에이티브 커먼스(이하, CC Korea, http://www.creativecommons.or.kr)가 출범하였습니다. 한편, 정보공유연대 IPLeft는 지난해 10월, 정보공유라이선스(http://freeuse.or.kr)를 공표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CC Korea의 출범에 즈음하여, CC Korea와 정보공유라이선스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고, 블로거들 사이에서 이와 관련된 토론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보공유연대는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표명하고자 합니다. 정보공유연대는 1999년 출범할 당시부터 지적재산권에 의한 독점을 비판하고 카피레프트와 같은 대안적 운동을 지지해 왔습니다. 그래서, GPL 라이선스와 같은 대안적 라이선스와 정보공유 운동이 소프트웨어 외의 영역에서도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져왔습니다. 그 일환으로 정보공유연대가 2000년에 발간한 [디지털은 자유다](이후)의 경우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의 GNU 자유문서라이선스(GFDL,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를 채택하기도 했으며, 진보네트워크센터와 함께 ‘홈페이지 카피레프트 캠페인'(‘No Copyright, Just Copyleft’ 캠페인, http://networker.jinbo.net/copyleft/)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후 2003년부터 <다음세대 재단>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대안적인 라이선스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2003년까지는 국내외 사례에 대한 검토, 2004년 초 정보공유 라이선스 개발작업이 이루어졌으며, 수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수정 작업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2004년 10월 4일 정보공유라이선스를 공식 오픈하게 된 것입니다. 2004년 초, 정보공유라이선스의 개발 과정에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와의 관계를 (정보공유연대 회의에서) 논의한 바가 있습니다. 즉, CC Korea를 설립하는 형식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독자적인 라이선스를 개발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한 것입니다. 토론 결과, 정보공유연대는 독자적인 라이선스를 개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크리에이티브 커먼스와 저작권에 대한 정치적 입장에서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즉, 정보공유연대는 저작권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접근을 하는 반면, 크리에이티브 커먼스는 기존 저작권 제도에 대한 인정에서 출발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물론, 정치적 관점의 차이가 라이선스의 차이로 직접적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나, 어쨌든 이러한 판단이 독자적인 라이선스 개발이라는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입니다. 둘째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스에서 이용하는 로고나 아이콘이 국내 문화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영리 불허를 의미하는 아이콘 등이 ‘$’ 표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리 자신의 고민을 녹여내고 싶었고, 그것이 정보공유 운동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정보공유라이선스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와 비슷한 형태를 갖게 되었고, 또 개발 과정에서 실제로 많은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개발과정 처음부터 크리에이티브 커먼스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만일 처음부터 CC Korea로 출발할 생각을 했다면 그들의 문제의식을 학습할 수는 있을지언정, 자체 개발 과정에서의 고민이나 노하우, 우리 사회의 요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등을 축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의 축적이 없다면 향후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반영한 정보공유 운동의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현재 크리에이티브 커먼스와 정보공유라이선스는 그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거의 비슷한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라이선스 원문 (내용은 비슷하지만) 문구가 다르고, 창작자가 선택하는 옵션에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크리에이티브 커먼스는 원저작자가 선택한 라이선스를 2차 저작물 생산자에게 강제할 것인가를 선택사항으로 둔 반면, 정보공유라이선스는 2차 저작물 생산자가 원 저작물 저작자보다 더욱 (저작물 이용에) 제한적인 규정을 두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라이선스 원문 역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의 라이선스를 복제하는 수준이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의 원문을 만든 후 여러 의견을 거쳐 수렴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겪은 것은, 그 결과가 어느 정도 비슷한가를 떠나서, 우리에게 고민이 축적될 수 있는 의미있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CC Korea가 출범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보공유연대도 다시 한번 CC Korea와 정보공유라이선스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정보공유라이선스가 CC Korea가 되지 않아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습니다. 만일 정보공유연대가 CC Korea를 만드는 방향으로 결정을 했다면 그렇게 되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당시에 이미 한국정보법학회에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와 MOU를 체결한 상태였습니다만.) 반대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가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독자적인 정보공유라이선스가 무의미해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에티티브 커먼스 이 외에도 다른 공개 라이선스가 많이 있으며, 대표적으로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의 GPL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러한 공개 라이선스는 서로 공존할 수 있으며, 공유 문화의 확산을 위해 함께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로 호환될 수 있도록 협력적 관계를 맺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 대해 정보공유연대는 한국정보법학회 및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설립자인 로렌스 레식 교수와 이미 토론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정보공유연대는 향후에 CC Korea가 더욱 발전하고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정보공유라이선스 역시 보다 많은 창작자가 채택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합니다. CC Korea와 정보공유라이선스기 상호 협력적, 연대적 관계를 맺고 한국 사회의 정보공유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함께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5월 3일 28일정보공유연대 IPLeft첨부 파일과거 URLhttp://www.ipleft.or.kr/bbs/view.php?board=ipleft_5&id=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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