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에 묶인 킹 목사의 꿈(dream)

[ 저작권에 묶인 킹 목사의 꿈(dream) ]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명연설 “내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50돌을 맞았다. 전세계가 킹 목사의 연설과 활동을 기념하고, 그 뜻을 다시 기리고 있지만 연설문이나 관련 영상기록은 좀처럼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그의 연설이 2038년까지 저작권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당연히 킹 목사의 연설을 합법적으로 사용하려면 사용료가 따른다는 말이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킹 목사 스스로의 연설을 ‘상업적 용도의 복제’를 금하는 저작권 대상으로 등록했기 때문이라는데, 실제로 20세기폭스 등 연설 녹음내용을 무단으로 판매한 회사 2곳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고 한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킹 목사가 이렇게 한 것은 영리활동이 아닌 민권운동을 위해서만 연설이 이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은 연설의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날 연설 전체를 들으려면 킹 목사 기념사업회인 ‘킹센터’ 웹사이트에서 20달러에 DVD를 사거나 기념사업회에 별도로 이용허락을 받아야 한다.

당시 자신의 연설이 상업적인 용도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반대한 킹 목사의 신념은 이해하고도 남을 고결한 것인지 모르지만 오늘날의 저작권 패러다임과 환경에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킹 목사의 연설이 저작권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공유한다면 그의 신념은 그 만큼 더 넓게 공유되고 오랫동안 우리 곁에 남을 테니까 말이다.

- 경향신문:  킹 목사 유족 저작권 ‘꽁꽁’, 연설전문 보기 힘들어

- 문화일보:  저작권의 역설(김화평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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