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소프트웨어 운동
리눅스 운동을 중심으로
주철민(IPLeft, 통신연대 사이버권리팀)
1999년은 리눅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시장에 강력한 대안으로 등장한 해였다. 그동안 절대 강자의 자리에 군림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리눅스가 자신들의 윈도우 시스템에 비해 결코 우수하지 않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을 만큼 리눅스의 시장 장악력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껏 자본의 관심밖에서 독자적인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던 리눅스가 이제 자본의 영향력과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자본이 경쟁적으로 리눅스 확산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 리눅스라는 말은 정보 통신 기업과 벤처의 신화를 등에 업은 증권가에서 더욱 유명해진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99년 12월 9일 VA 리눅스 시스템스가 나스닥 주식공개(IPO)에서 공모가의 8배로 폭등하며 나스닥 사상 첫날거래에서의 최고 폭등세를 기록했다. 한편 2000년 1월 10일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IBM이 MS의 윈도에 대항하는 운영체제인 `리눅스`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투자와 리눅스의 본격적인 채용에 나설 예정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반해 MS는 99년 11월 5일 미 연방 법원으로 독점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의 담당 판사인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는 『MS가 컴퓨터 시장에서의 막강한 지배력을 이용, 경쟁자들을 괴롭히고 경쟁을 억눌렀다』고 판결하며 『이 회사가 혁신을 방해하고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일종의 예비판결(Findings of Fact)문으로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았지만 그 동안 MS의 독점적 관행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매우 의미있는 판결문이다. 그와 함께 많은 언론들은 MS가 앞으로 3-4개의 회사로 분사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절대로 일어날 것 같지 않던 리눅스와 윈도의 대결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운영 체제에 대한 시장의 변화 상황은 매우 혁명적이라 할만 하다. 이는 단순하게 하나의 상품이 독점하던 시장에 또 하나의 새로운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문제만이 아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첫째, 독점 소프트웨어(proprietary software){{) 독점 소프트웨어는 자유 소프트웨어 혹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반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독점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과 배포, 수정에 대한 행위가 금지되는 소프트웨어이다. 대부분의 상용 소프트웨어가 이에 해당된다.
}}와 자유소프트웨어(free software)라는 생산과 배포의 방식이 완전히 대립하는 상품의 격돌이라는 것이다. 이는 정보재의 사적 소유와 공적 소유, 정보 독점과 정보 공유라는 철학적, 사회적 가치의 대결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리눅스와 윈도우 시스템이 운영체제(OS) 시스템으로 모든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핵심적 소프트웨어라는 점이다. 이는 MS의 성장과 독점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OS소프트웨어 윈도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OS는 모든 소프트웨어의 기반 소프트웨어으로 OS를 한 기업이 독점적으로 소유할 경우 정보 사회의 한 축을 한 기업에서 독점적으로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MS의 경우에서 극명히 드러나는데 MS는 세계 pc시장 운영체제의 90%이상을 차지하는 엄청난 장악력을 기반으로 경쟁사를 철저하게 죽이며 독점적 시장을 형성해왔다.
정보 공유 운동의 흐름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
초기의 소프트웨어들은 일부 컴퓨터 전문가들의 산물로써 자유로운 복제와 수정이 허용되었다. 심지어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조차 자유로운 복제와 수정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소프트웨어들이 사적 소유의 대상이 되면서, 리차드 스톨만(Richard Stallman)은 소프트웨어의 본래 생산 유통 방식인 정보 공유의 방식을 복원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시작한 GNU{{) GNU는 \’GNU is Not Unix\’의 재귀적 용법이다. 이에는 유닉스와 완벽한 호환을 이루려고 하는 목표와 함께 유닉스와는 다른 자유소프트웨어 방식을 적용하고자 하는 의지로 보인다. 또한 유닉스에 대체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으로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에서 운영체제 개발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누) 프로젝트는 그 선언문에서 "초기의 컴퓨터 공동체 안에 충만해 있던 호의적인 상호 협력의 정신을 재건하기 위한 구체적 실현 방법으로 1983년에 기획되었으며 이는 독점 소프트웨어의 소유자들이 만든 장벽들을 제거함으로써 상호 협력의 풍토를 다시 한 번 부활시키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GNU 프로젝트의 핵심 작업은 운영체제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커널(kernel)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컴파일러와 문서 편집기, 문서 형식기(text formatter), 메일 소프트웨어(mail software)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운영체제의 핵심 커널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다가 90년대에 와서 리누스 토발즈(Linus B. Tovalds)에 만들어진 리눅스 커널이 GNU에 합류하면서 마침내 GNU/리눅스{{) 이를 흔히 리눅스라고 한다. 그러나 리눅스는 운영체제의 핵심 커널인 뿐 운영체제 자체는 아니다. 따라서 이는 그누/리눅스라는 말로 불리는 것이 맞다. 단순하게 리눅스 배포판 CD-ROM의 구성을 살펴보면 리눅스 커널이 3%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반해서 GNU 소프트웨어는 전체 소스 코드의 약 28%에 달하며 이는 단일 항목으로서는 가장 큰 비율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운영체제 전체를 리눅스라고 칭하는 것은 GNU 프로젝트의 역할을 너무 협소하게 평가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미 리눅스는 하나의 고유명사로 그 운영체제 전체를 일컫는 용어가 되었기 때문에 이후 그냥 리눅스라 칭하기로 하겠다.
}}가 만들어졌다.
GNU가 해낸 것은 단순하게 운영체제라는 소프트웨어를 만든 것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GNU가 해낸 것은 독점 소프트웨어에 맞선 새로운 정보 생산과 유통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원래의 생산 방식과 유통 방식을 복원하고 이용자간에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사회적 부를 증가시키는 방식을 복원한 것이다. 정보는 여러사람과 나눌수록 더욱 그 가치가 증가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여러사람과 나눔으로 인해서 정보가 더욱 유용한 가치를 지니게 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여태껏 과학자와 개발자들은 자신의 연구 성과물들을 공개함으로써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상대성 원리에 대해 다른 사람의 사용과 연구를 제한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실제로 불가능해야 하는 일들이 오늘날 벌어지고 있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남발로 인해 많은 공공의 정보들이 사유화되어 가고 있다.
}}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인위적인 지적재산권을 통해 독점적 소유로 만들고 이를 통해 자신의 부를 축적해 왔다. GNU는 정보재의 고유한 특성을 인위적으로 막는 지적재산권에 대항하여 정보 공유의 새로운 방식이 공상적 사고가 아니라 구체적 현실로써 가능하다는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GNU는 운영체제만이 아니라 모든 소프트웨어를 자유소프트웨어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에 따라 리차드 스톨만은 자유소프트웨어 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 FSF)을 만들었다. FSF의 목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복제(copying)와 재배포(redistribution), 수정(modification)과 이를 위한 소스 코드의 원용에 대한 제한들을 철폐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한 자유 소프트웨어는 다음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첫째, 소프트웨어의 작동 원리를 연구하고 이를 자신의 필요에 맞게 변경시킬 수 있는 자유. 둘째, 소프트웨어를 이웃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 이를 복제하고 배포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향상시키고 이를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다시 환원시킬 수 있는 자유이다. 이것은 소스 코드 공개를 통해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수 있게 하며 자유로운 복제와 배포를 허용하는 것이다.
리차드 스톨만에게 있어서 자유 소프트웨어가 일반 사용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자유(free)라는 말이 무료나 공짜라는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본래 자유라는 의미는 퇴색되는 점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유 소프트웨어를 공짜 소프트웨어로 잘못 알고 있다.
}} 심어줄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 명칭을 고집하는 이유는 기술 자체보다 기술의 개발 방식과 유통을 통해 얻어지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는 지적재산권에 의해 왜곡된 정보의 흐름에 맞서고자 했다. 그는 이러한 지적재산권에 대항하기 위해 그글의 소프트웨어에 저작권을 거는 새로운 방식을 취하게 된다. 어찌보면 매우 아이러니 하지만 이는 자유 소프트웨어가 소스 코드 공개에 의해 개발, 향상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그것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GNU는 저작권의 양도에 관한 실정법에 의해서 유효한 법률적 효력을 갖는 GPL{{) FSF의 모든 개발 소프트웨어에 GPL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FSF는 GPL 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이에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다.
}}(General Public License) 라이센스를 이용한다. GPL로 등록된 소프트웨어 소스를 통해 개발된 2차 저작물까지 모두 소스 코드와 함께 그 파생물도 공개하여 자유소프트웨어가 누군가에 의해 독점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GPL에 의해 등록된 소프트웨어를 수정한 모든 소프트웨어 역시 GPL로 공개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폭넓게 카피레프트(copyleft)라는 개념을 설정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오픈 소스 운동
1990년대 후반에는 FSF의 생산 방식의 폐쇄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열린 생산 방식을 지향하는 운동 그룹이 나타났다. 1997년 에릭 레이몬드(Eric Raymond)는 \’성당과 시장(The Cathedral and the Bazaar)\’을 통해 어떻게 리눅스가 개발되었는지에 대한 개발방식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리눅스가 GNU 프로젝트에서 수행하는 그 역할과 사회적 의미보다도 그것이 개발되고 향상되는 방식에 주목했다. 이는 몇몇의 우수한 해커들에 의해 개발되는 폐쇄적 방식과 리눅스처럼 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개방적 방식을 각각 중세 몇몇의 뛰어난 건축가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성당과 수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시장에 비유했다. 또한 리눅스는 이러한 시장 방식으로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운영체제와 같은 복잡한 소프트웨어는 몇몇의 뛰어난 해커들이 고립된 방식으로 만들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뛰어넘어 시장 방식으로 이것들을 만드는 것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리눅스의 개발 방식을 통해서 증명하고 그 방법들을 제시하였다.
리눅스는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많은 부분을 뒤집어 버렸다.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운영체제나 Emacs 같이 대단히 커다란 도구들)는 성당을 건축하듯이, 즉 찬란한 고독 속에서 일하는 몇 명의 뛰어난 프로그래머나 작은 그룹의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조심스럽게 만들어지고 때가 되기 전에 발표되는 베타버전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리누스 토발즈의 개발 스타일은 – 일찍, 그리고 자주 발표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위임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위임하고, 뒤범벅이 된 부분까지 공개하는 그런 스타일 – 나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대신, 리눅스 공동체는 서로 다른 의견과 접근방법이 난무하는 매우 소란스러운 시장같았다…. 시장 스타일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분명 충격이었다. (성당과 시장 중에서)
그는 자신이 리눅스개발에 참여하면서 왜 시장 스타일의 개발 방식이 성당 스타일의 개발 방식에 비해서 더 우수하고 더 빠르게 개발되는지 분석하였다. 그는 "충분히 많은 베타테스터와 공동개발자가 있으면 거의 모든 문제들은 빨리 파악될 것이고 쉽게 고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라는 사실에 주목하며 불완전한 소프트웨어를 자주 빠르게 발표함으로서 수 많은 사람들이 버그를 수정하는 방식의 놀라운 성과에 주목하였다. 그는 리누즈 토발즈가 리눅스를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리눅스의 개발 모델을 만든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러나 오픈 소스 운동은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이 가진 정보 공유와 사용의 자유라는 측면을 소홀히 한 면이 있다. 그들은 소스를 공개함으로써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수정되는 소스공개 개발 방식의 효율성에 너무 많은 무게를 두었다. 따라서 이들은 FSF방식의 GPL 라이센스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이들은 GPL방식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보다 많은 사용을 막는다고 지적한다. 너무나 가혹한 라이센스는 개발자와 그것을 이용하려는 기업들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상업용 소프트웨어보다 더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기 꺼린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데비안 자유 소프트웨어 지침서와 오픈 소스에 대해 정의한 문서의 집필진이였던 일렉트릭 펜스(Electric Fence)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오픈 소스 운동에 있어서 한 가지의 불행한 면은 오픈 소스 운동이 FSF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불공정한 것입니다. 비록 리처드 스톨만(Richard Stallman)의 과장된 설득력을 비난하고 모든 소프트웨어는 프리여야 한다는 그의 믿음에 동조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오픈 소스 운동의 정의는 전적으로 FSF의 목표와 부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그룹의 분열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분열을 반대합니다… 오픈소스운동 그룹은 우리가 처음 만들어낸 자유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무관심하게 떠밀어 버리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It\’s Time to Talk about Free Software Again 중에서)
그의 지적처럼 오픈 소스 운동 그룹은 그들의 활동이 FSF의 자유소프트웨어 운동과 대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또한 오픈 소스 개발 방식의 효율성과 함께 그것이 함의하는 사회적, 철학적 의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왜 리눅스에 주목하는가 ?
앞에서 언급했듯이 리눅스는 상업적 시장에서조차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리눅스의 성공이 가지는 의미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독점적 소프트웨어에 대한 생산 유통 방식을 거부하고 정보재 고유의 특성을 복원한 자유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실제 MS의 경우 정보재를 독점적으로 소유함에 의해서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MS는 1000원 어치의 물건을 팔면 250원의 수익을 가져가는 반면 같은 운영체제를 놓고 경쟁하는 애플은 1000원에 30원을 가져갈 뿐이다. 우리가 잘 아는 국내 기업의 삼성, 현대 등은 1000원에 2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 핵심 기술의 세부 항목을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경쟁사의 제품이 자신의 운영체제에서 잘 동작하지 못하게 하거나 자사 제품의 끼워 팔끼 등으로 타사의 경쟁을 원천적으로 막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운영체제는 모든 응용 소프트웨어의 근간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한 시장 장악력은 엄청나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GNU 프로젝트 역시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노력으로 수행하였다. 자유 소프트웨어이며 운영체제인 리눅스가 윈도우에 대항할 만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사실 리눅스가 운영체제가 아니였다면 이와 같은 주목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리눅스의 급격한 성장과 주목은 리눅스 배포판이라는 것을 통해 가능하였다. 보다 쉬운 이용자 중심의 소프트웨어로 질적인 변화를 꾀하였고 이와 함께 반 MS 독점 연대가 적극적으로 리눅스를 채택하였던 측면도 간과할 수는 없다.
}}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 자유소프트웨어로써 독점 소프트웨어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제공했다는 사실이다. 정보 공유 운동의 그룹들은 독점 소프트웨어를 자유소프트웨어로 대체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였다. 이들은 정보 공유정신에 입각한 소프트웨어를 통하여 이용자가 스스로 자신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하고 이러한 자유로운 소통을 통하여 독점적 소프트웨어를 제거하고 인위적으로 정보의 흐름을 막는 지재권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폐쇄적 개발 방식보다 시장식 열린 개발 방식이 훨씬 더 안정되고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해왔다. 이러한 그들의 주장들이 단순한 이상적 몽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또한 이러한 독점적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적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하여{{) 자유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상업적 독점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적 경쟁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어차피 사용을 위한 소프트웨어라면 기술적으로 상업적 독점 소프트웨어에 떨어지지 않는 기술 확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 반드시 이를 증명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것이 바로 리눅스인 것이다.
어떻게 리눅스가 성공했는가?
리눅스의 성공은 소스 공개 개발 방식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레이몬드는 \’성당과 시장\’에서 리눅스의 성공 모델을 그 개발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시장식 열린 개발 방식이 폐쇄적 개발 방식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리눅스의 성공에 따른 MS의 내부 대책 문건에서도{{) 이를 할로윈문서라고 한다. 이 문서가 98년 11월 1일 할로윈 날에 발표되었기 때문에 붇여진 이름이다. 이 문서는 리눅스 뿐 아니라 모든 오픈 소스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며칠 후에 2탄과 3탄이 발표됨으로서 뉴스그룹과 관련 메일링 리스트 등에서 그 파장은 매우 커지게 되었다. 레이몬드는 꼼꼼한 평이 중간중간에 덧붙여진 이 문서는, 최근 들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와 그 대표적인 운영체제인 리눅스에 대해 자세한 나름대로의 분석과 함께 MS와 같은 거대한 상용 소프트웨어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대처법까지 포함하고 있다. 할로윈 문서는 기본적인 내용이 "MS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바라본 최근의 오픈 소스 현 상과 리눅스의 상황, 그리고 이의 장단점과 대처 방안"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할로윈 I은 오픈 소스에 대한 MS의 인식을 잘 보여주며, 할로윈 II는 특히 리눅스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여기서는 이 할로윈 보고서와 \’성당과 시장\’을 중심으로 소스 공개 방식 운동의 장점을 서술하였다.
개발자의 지수적 증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장점은 그 개발자의 수가 지수적으로 증가한다는데 있다. 이는 전 세계 수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개발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는 엄청난 속도로 개발이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적어도 하루에 한번 이상 리눅스의 새로운 커널이 발표된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이것은 인터넷의 발전과정과 그 괘를 같이 한다. 인터넷에만 접속할 수 있으면 누구나 개발 과정에 유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하여 수 많은 사람들이 병렬적인 방법으로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다.
병렬 개발
병렬작업이 가능하다는 것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핵심적인 사항이다. 레이몬드는 이를 "보고 있는 눈이 충분히 많으면 찾지 못할 버그는 없다. 나는 이것을 "리누즈의 법칙" 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대해 일찍 자주 발표하라고 권하고 있다. 결코 완벽하게 작업할 필요가 없으며 어떠한 작업이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이를 발표함으로써 수 많은 다른 개발자들이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를 리누즈 토발즈의 가장 훌륭한 점이라고 뽑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모델이야말로 오픈 소스 운동의 가장 커다란 장점인 것이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는 믿을 수 있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시스템은 소스 코드가 수많은 사람과 장소에서 이용 가능하므로 장기적인 신용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가 망하거나 그 사업을 포기했을 경우도 이미 소스가 공개되어 있고 수 많은 개발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98년 ?澎邦 MS에 의해 ?澎 자체가 없어지는 사태에 직면했던 사례가 이를 말해 준다고 할 것이다. 소스 코드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기업의 개발 포기와 동시에 소프트웨어는 사장될 것이다. 이와 함께 기술적으로도 리눅스는 다른 OS에 비해서 훨씬 안정적이다.{{) 상용 유닉스 버전에서의 유틸리티의 실패율은 15-43%정도였으나 리눅스상에서 유틸리티의 실패율은 두 번째로 낮은 9%였다. 공개된 GNU 유틸리티의 실패율이 이 연구에서 가장 낮은 7%였다는 사실이 리눅스의 안정성을 보여준다. "Fuzz Revisited: A Re-Examination of the Reliability of UNIX Utilities and Services"
}} 이러한 상황에서 서버 시장에서의 리눅스 성장률은 놀라울 정도이다.{{) 리눅스의 성능에 대한 예로 헐리웃의 영화 타이타닉에서 타이타닉의 실감나는 침몰 장면을 위해 160대의 중형 컴퓨터를 이용했는데 이 중 105대가 리눅스, 55대가 윈도우 NT를 이용되었다고 한다.
}} 전세계 1500만명 정도의 이용자와 서버 시장의 2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낮은 개발 비용
엄청난 개발자가 자신의 자발적 의지에 의하여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개발, 발전시키는 비용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이를 스톨만은 이타주의라고 말한다. 개발자는 자신보다는 남을 생각하는 관점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레이몬드는 이를 개발자의 자아만족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 간에 중요한 것은 존재한다는 것이고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보 공유 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응용 소프트웨어의 부족이나 일반인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리눅스는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제 리눅스는 정보 공유를 외치는 해커들의 산물만이 아니다. 이미 자본은 경쟁적으로 리눅스와 손을 잡고 있다. 이제 리눅스는 그 동안 꾸준하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왔던 수많은 리눅스 개발자와 이용자들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이미 일부의 리눅스 배포판은 독자적인 자기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리눅스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그 만큼의 리눅스 철학{{) 혹은 GNU 철학이라고 할까? 정보의 자유로운 소통과 흐름.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독점되는 것에 대한 저항들을 말한다.
}}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우리에겐 커다란 숙제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리눅스를 무료 소프트웨어나 MS의 윈도우에 비해 값이 싼 상품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리눅스와 윈도우 대결은 독점 소프트웨어와 자유 소프트웨어의 대결이며 이용자 누구나 어떠한 제약도 없이 서로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노력과 정보재를 독점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자본의 대결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오픈 소스 운동 역시 소스 공개와 비 공개의 개발 효율성의 차이를 넘어 그 속에 함축되어 있는 사회적 가치를 더욱 옹호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각 세력들과의 적극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해커주의의 자유주의적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이러한 가치를 지키고 옹호하는 일은 컴퓨터 자판과 몇 모금의 담배로 해결되는 일이 결코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성당과 시장\’의 저자이자 VA 리눅스 시스템즈의 기술이사인 레이몬드는 그의 회사가 회사의 나스닥 상장됨 따라 엄청난 부를 얻었다. 이에 대해 그는 공개 서한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공개소스로 돈을 번 셈이니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공개할 의무를 느낀다. 400억원이 생길 것이다. 이 돈이 나를 지배하지는 못할 것이다. 15년간 해온대로 공개소스를 발전시키는 일을 돈걱정하지 않으며 할 것이다. 먼저 사고 싶은 것은 새 휴대전화, 담배 피우는 속도로 인터넷서핑을 하게 해줄 케이블, 플룻이다. 갑자기 착한 사람이 된 것처럼 이 곳 저 곳 자선단체에 기부하지는 않겠다. 진정한 해커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열대밀림의 땅 사기에는 기꺼이 기부하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리눅스는 더 이상 고귀한 해커 정신에 기반한 소프트웨어는 아닌 것 같다. 이를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라던 대로 리눅스는 MS에 대한 성공적 도전을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싸움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레이몬드처럼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
정보화 경쟁의 이데올로기에 관한 연구 -정보주의와 정보공유론을 중심으로- 홍성태
<리눅스 혁명과 레드햇> 로버트영, 왠디 골드만. 김영사
성당과 시장
GNU 선언문
GNU 프로젝트의 역사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이란 무엇인가?
리눅스와 GNU 프로젝트
자유 소프트웨어란 무엇인가?
GNU General Public License
첨단 기술 시대의 독점과 경쟁: Microsoft 소송과 새로운 경제학 페러다임. 홍성욱
할로윈 문서 ⅠⅡⅢⅣ, 프로그램 세계 1999. 2월. 최준호 번역
It\’s Time to Talk about Free Software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