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윈도 XP의 출시에 즈음하여 – 지난 10월 26일 마이크로소프트사(이하 MS)는 미국, 한국을 비롯한 세계 50여 개국에서 동시에 윈도 XP를 출시하였다. 전 세계 데스크톱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의 90%를 장악하여 미국,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독점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MS는 이미 2000년 6월 닷넷(.Net) 전략을 발표하면서 인터넷 시장을 완전히 독점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었으며, 윈도XP는 그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MS의 닷넷 전략은 모든 전자 기기들과 인터넷 서비스를 MS의 플랫폼과 단일 로그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 이용자가 MS에 등록된 하나의 ID만으로 접속하는 모든 사이트에서 별도의 로그인 과정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며, PC 뿐만 아니라 휴대폰과 PDA 등과 같이 인터넷이 이용 가능한 전자 기기를 이용하여 언제 어디에서든 이메일, 개인 주소록, 일정표, 그리고 다른 웹서비스에 접근하게 해주는 기능이다. MS가 운영하고 있는 핫메일과 MSN 메신저에는 이미 패스포트란 이름으로 이러한 서비스가 일부 적용되고 있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다는 MS의 닷넷 전략은 언뜻 정보기술의 총화로 보이지만, ‘감시와 통제’라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커다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MS의 모든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MS가 요구하는 하드웨어 정보, 신용 정보 등을 포함한 개인정보를 모두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윈도XP 개인 사용자용 버전은 불법복제를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하드웨어 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MS에 제공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동작하지 않게 되어있다. 또한 윈도XP에 포함된 각종 인터넷 서비스들을 이용할 때 신용정보 등이 포함된 사용자 정보가 MS에 의해 통합적으로 관리된다. 따라서 전 세계 윈도XP 이용자들의 상세한 개인정보가 일개 기업의 손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MS가 이용자의 개인정보 수집과 가공을 통해 이용자를 감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를 독점한 MS는 내가 어느 사이트에 자주 접속하는지, 누구와 자주 메일을 주고받는지, 어떠한 내용의 메일을 보내는지에 대해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행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MS는 수집된 이용자의 개인 정보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미 수집된 개인정보는 그 자체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만약 MS의 개인정보가 누군가에게 해킹되어서 범죄에 이용되거나 인터넷을 통해 뿌려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이런 우려에 대해서도 MS는 자사의 보안시스템에 대해서 아무 염려할 바가 없다고 하고 있지만, 얼마 전에도 MSN 서버가 다운되는 등 보안 시스템에 대해 완전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윈도 95 버젼부터 윈도 2000에 이르기까지 미국 국가정보부(NSA)의 비밀키 유무 논란이 끊이질 않는 등 국가권력과의 연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는 만큼 MS의 보안 문제는 아직 많은 의문점이 남아있다. 개인 정보는 강력하게 보호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분산되어야 한다. 그것이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한 곳에 모아지고 데이터베이스화될 때 이는 곧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한 번 모아진 정보는 복제와 전송이 용이하다는 디지털의 특성상 다시 분산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이는 개인정보가 좀더 쉽게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 정보를 중앙집중적으로 수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우리가 세계 수많은 기업들 중에서 유독 MS라는 회사와 이 회사의 특정한 제품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MS가 정보화 사회의 핵심 기반인 컴퓨터 운영체제를 독점적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운영체계가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게 되면, 대다수 응용 프로그램이 그 운영체계에 기반할 수밖에 없게 된다. MS는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윈도95 버전부터 MS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아 경쟁업체를 파산 직전으로 몰고 간 적이 있으며, 이번 윈도XP에는 인터넷 폰, 메신저 프로그램 등 많은 응용프로그램들을 포함하고 있어 이 분야의 경쟁 업체들 역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MS는 닷넷 전략을 통해서 운영체제의 독점을 기반으로 더 많은 응용프그램과 인터넷 서비스 전체를 독점하려하고 있다. 이렇듯 MS는 이용자들의 편의성 강화라는 미명 하에 운영체제에 대한 독점력을 정당하시키며 이용자를 통제하고 시장을 장악하려고 하는 등 완전한 빅브라더의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정보화가 진척될수록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 운영체계의 지배력은 더욱 더 강화될 것이며, 이는 곧 정보사회의 가장 중요한 기술적 기반 자체를 MS가 장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독점의 폐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단기적으로는 기술의 발전과 사용자의 편리성이 증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기술의 발전과 사용자의 편리성은 크게 제약받을 것이다. 우리는 MS의 독점이 가져오는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MS가 운영체제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포기하고, 윈도의 소스를 공개하여 그 이용과 활용을 자유롭게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컴퓨터와 인터넷은 정보의 소통과 공유의 핵심 매체로서 한 개인이나 기업에 의해 사유될 수 없는 공공재로 인식되고 있으며, 따라서 컴퓨터와 인터넷의 핵심 기반인 운영체제 역시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독점을 규제하고, 사회 전체의 후생을 증진시킬 책임이 있는 정부가 그 역할을 다해줄 것을 요구한다. 정부는 정보화의 기반을 시장에만 맡겨두어서는 안 되며, 정보의 이용과 소통의 핵심 기반인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활용에 대해 공공의 이익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MS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여 관련 산업에 피해를 주거나 사용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규제하여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소스가 공개된 자유 소프트웨어 운영체제의 개발 및 이용 증진에 특히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자유 소프웨어 개발에 대한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이들 소프트웨어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우리의 요구사항 1. MS는 윈도XP에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사용자 인증제도 기능을 즉각 제거하라. 1. MS는 운영체제의 독점력을 이용하여 컴퓨터와 인터넷을 독점하려는 닷넷 전략에서 수정 또는 폐기하고, 윈도 운영체제에 대한 소스를 공개하여 그 이용과 활용을 자유롭게 하라. 1. 정부는 MS가 운영체제의 독점력을 이용하여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해치고 관련산업에 끼친 피해를 철저하게 조사하라. 1. 정부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자기 임무를 다해야 하며 이를 위해 소스가 공개된 자유소프트웨어의 개발과 활용에 적극 힘써야 한다. 2001년 11월 1일공유적지적재산권모임 IPLeft, 안산 YMCA, 정보통신연대 INP, 진보네트워크센터, 평화마을 Peacenet,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첨부 파일과거 URLhttp://www.ipleft.or.kr/bbs/view.php?board=ipleft_5&id=153
[01.11.01]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독점에 기반한 인터넷 장악 시도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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