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소프트웨어 운동
그누/리눅스주1 운동을 중심으로
주철민
1999년은 그누/리눅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시장에 강력한 대안으로 등장한 해였다. 그동안 절대 강자의 자리에 군림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누/리눅스가 자신들의 윈도우 시스템에 비해 결코 우수하지 않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을 만큼 그누/리눅스의 시장 장악력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껏 자본의 관심밖에서 독자적인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던 그누/리눅스가 이제 자본의 영향력과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자본이 경쟁적으로 그누/리눅스 확산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누/리눅스라는 말은 정보 통신 기업과 벤처의 신화를 등에 업은 증권가에서 더욱 유명해진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99년 12월 9일 VA 리눅스 시스템스가 나스닥 주식공개(IPO)에서 공모가의 8배로 폭등하며 나스닥 사상 첫날거래에서의 최고 폭등세를 기록했다. 한편 2000년 1월 10일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IBM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 대항하는 운영체제인 `그누/리눅스`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투자와 그누/리눅스의 본격적인 채용에 나설 예정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반해 마이크로소프트는 99년 11월 5일 미 연방 법원으로 독점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의 담당 판사인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 시장에서의 막강한 지배력을 이용, 경쟁자들을 괴롭히고 경쟁을 억눌렀다』고 판결하며 『이 회사가 혁신을 방해하고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일종의 예비판결(Findings of Fact)문으로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았지만 그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적 관행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매우 의미있는 판결문이다. 그와 함께 많은 언론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3-4개의 회사로 분사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절대로 일어날 것 같지 않던 그누/리눅스와 윈도의 대결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운영 체제에 대한 시장의 변화 상황은 매우 혁명적이라 할만 하다. 이는 단순하게 하나의 상품이 독점하던 시장에 또 하나의 새로운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문제만이 아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첫째, 독점 소프트웨어(proprietary software)주2와 자유소프트웨어(free software)라는 생산과 배포의 방식이 완전히 대립하는 상품의 격돌이라는 것이다. 이는 정보재의 사적 소유와 공적 소유, 정보 독점과 정보 공유라는 철학적, 사회적 가치의 대결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누/리눅스와 윈도우 시스템이 운영체제 시스템으로 모든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핵심적 소프트웨어라는 점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과 독점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윈도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운영체제는 모든 소프트웨어의 기반 소프트웨어로 운영체제를 한 기업이 독점적으로 소유할 경우 정보 사회의 한 축을 한 기업에서 독점적으로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에서 극명히 드러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pc시장 운영체제의 90%이상을 차지하는 엄청난 장악력을 기반으로 경쟁사를 철저하게 죽이며 독점적 시장을 형성해왔다.
정보 공유 운동의 흐름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
초기의 소프트웨어들은 일부 컴퓨터 전문가들의 산물로써 자유로운 복제와 수정이 허용되었다. 심지어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조차 자유로운 복제와 수정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소프트웨어들이 사적 소유의 대상이 되면서, 리차드 스톨만(Richard Stallman)은 소프트웨어의 본래 생산 유통 방식인 정보 공유의 방식을 복원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시작한 그누(그누)주3프 로젝트는 그 선언문에서 "초기의 컴퓨터 공동체 안에 충만해 있던 호의적인 상호 협력의 정신을 재건하기 위한 구체적 실현 방법으로 1983년에 기획되었으며 이는 독점 소프트웨어의 소유자들이 만든 장벽들을 제거함으로써 상호 협력의 풍토를 다시 한 번 부활시키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누 프로젝트의 핵심 작업은 운영체제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커널(kernel)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컴파일러와 문서 편집기, 문서 형식기, 메일 소프트웨어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운영체제의 핵심 커널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다가 90년대에 와서 리누스 토발즈(Linus B. Tovalds)에 만들어진 그누/리눅스 커널이 그누에 합류하면서 마침내 그누/리눅스가 만들어졌다.
그누가 해낸 것은 단순하게 운영체제라는 소프트웨어를 만든 것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그누가 해낸 것은 독점 소프트웨어에 맞선 새로운 정보 생산과 유통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원래의 생산 방식과 유통 방식을 복원하고 이용자간에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사회적 부를 증가시키는 방식을 복원한 것이다. 정보는 여러사람과 나눌수록 더욱 그 가치가 증가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여러사람과 나눔으로 인해서 정보가 더욱 유용한 가치를 지니게 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여태껏 과학자와 개발자들은 자신의 연구 성과물들을 공개함으로써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였다.주4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인위적인 지적재산권을 통해 독점적 소유로 만들고 이를 통해 자신의 부를 축적해 왔다. 그누는 정보재의 고유한 특성을 인위적으로 막는 지적재산권에 대항하여 정보 공유의 새로운 방식이 공상적 사고가 아니라 구체적 현실로써 가능하다는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누는 운영체제만이 아니라 모든 소프트웨어를 자유소프트웨어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에 따라 리차드 스톨만은 자유소프트웨어 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 FSF)을 만들었다. FSF의 목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복제(copying)와 재배포(redistribution), 수정(modification)과 이를 위한 소스 코드의 원용에 대한 제한들을 철폐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한 자유 소프트웨어는 다음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첫째, 소프트웨어의 작동 원리를 연구하고 이를 자신의 필요에 맞게 변경시킬 수 있는 자유. 둘째, 소프트웨어를 이웃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 이를 복제하고 배포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향상시키고 이를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다시 환원시킬 수 있는 자유이다. 이것은 소스 코드 공개를 통해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수 있게 하며 자유로운 복제와 배포를 허용하는 것이다.
리차드 스톨만에게 있어서 자유 소프트웨어가 일반 사용자에게 잘못된 인식을주4 심어줄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 명칭을 고집하는 이유는 기술 자체보다 기술의 개발 방식과 유통을 통해 얻어지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는 지적재산권에 의해 왜곡된 정보의 흐름에 맞서고자 했다. 그는 이러한 지적재산권에 대항하기 위해 그글의 소프트웨어에 저작권을 거는 새로운 방식을 취하게 된다. 어찌보면 매우 아이러니 하지만 이는 자유 소프트웨어가 소스 코드 공개에 의해 개발, 향상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그것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누는 저작권의 양도에 관한 실정법에 의해서 유효한 법률적 효력을 갖는 GPL주6(General Public License) 라이센스를 이용한다. GPL로 등록된 소프트웨어 소스를 통해 개발된 2차 저작물까지 모두 소스 코드와 함께 그 파생물도 공개하여 자유소프트웨어가 누군가에 의해 독점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GPL에 의해 등록된 소프트웨어를 수정한 모든 소프트웨어 역시 GPL로 공개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폭넓게 카피레프트(copyleft)라는 개념을 설정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오픈 소스 운동
1990년대 후반에는 FSF의 생산 방식의 폐쇄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열린 생산 방식을 지향하는 운동 그룹이 나타났다. 1997년 에릭 레이몬드(Eric Raymond)는 \’성당과 시장(The Cathedral and the Bazaar)\’을 통해 어떻게 그누/리눅스가 개발되었는지에 대한 개발방식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그누/리눅스가 그누 프로젝트에서 수행하는 그 역할과 사회적 의미보다도 그것이 개발되고 향상되는 방식에 주목했다. 이는 몇몇의 우수한 해커들에 의해 개발되는 폐쇄적 방식과 그누/리눅스처럼 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개방적 방식을 각각 중세 몇몇의 뛰어난 건축가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성당과 수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시장에 비유했다. 또한 그누/리눅스는 이러한 시장 방식으로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운영체제와 같은 복잡한 소프트웨어는 몇몇의 뛰어난 해커들이 고립된 방식으로 만들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뛰어넘어 시장 방식으로 이것들을 만드는 것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그누/리눅스의 개발 방식을 통해서 증명하고 그 방법들을 제시하였다.
그누/리눅스는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많은 부분을 뒤집어 버렸다.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운영체제나 Emacs 같이 대단히 커다란 도구들)는 성당을 건축하듯이, 즉 찬란한 고독 속에서 일하는 몇 명의 뛰어난 프로그래머나 작은 그룹의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조심스럽게 만들어지고 때가 되기 전에 발표되는 베타버전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리누스 토발즈의 개발 스타일은 – 일찍, 그리고 자주 발표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위임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위임하고, 뒤범벅이 된 부분까지 공개하는 그런 스타일 – 나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대신, 그누/리눅스 공동체는 서로 다른 의견과 접근방법이 난무하는 매우 소란스러운 시장같았다…. 시장 스타일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분명 충격이었다. (성당과 시장 중에서)
그는 자신이 그누/리눅스개발에 참여하면서 왜 시장 스타일의 개발 방식이 성당 스타일의 개발 방식에 비해서 더 우수하고 더 빠르게 개발되는지 분석하였다. 그는 "충분히 많은 베타테스터와 공동개발자가 있으면 거의 모든 문제들은 빨리 파악될 것이고 쉽게 고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라는 사실에 주목하며 불완전한 소프트웨어를 자주 빠르게 발표함으로서 수 많은 사람들이 버그를 수정하는 방식의 놀라운 성과에 주목하였다. 그는 리누즈 토발즈가 그누/리눅스를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그누/리눅스의 개발 모델을 만든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러나 오픈 소스 운동은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이 가진 정보 공유와 사용의 자유라는 측면을 소홀히 한 면이 있다. 그들은 소스를 공개함으로써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수정되는 소스공개 개발 방식의 효율성에 너무 많은 무게를 두었다. 따라서 이들은 FSF방식의 GPL 라이센스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이들은 GPL방식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보다 많은 사용을 막는다고 지적한다. 너무나 가혹한 라이센스는 개발자와 그것을 이용하려는 기업들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상업용 소프트웨어보다 더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기 꺼린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데비안 자유 소프트웨어 지침서와 오픈 소스에 대해 정의한 문서의 집필진이였던 일렉트릭 펜스(Electric Fence)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오픈 소스 운동에 있어서 한 가지의 불행한 면은 오픈 소스 운동이 FSF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불공정한 것입니다. 비록 리처드 스톨만(Richard Stallman)의 과장된 설득력을 비난하고 모든 소프트웨어는 프리여야 한다는 그의 믿음에 동조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오픈 소스 운동의 정의는 전적으로 FSF의 목표와 부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그룹의 분열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분열을 반대합니다… 오픈소스운동 그룹은 우리가 처음 만들어낸 자유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무관심하게 떠밀어 버리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It\’s Time to Talk about Free Software Again 중에서)
그의 지적처럼 오픈 소스 운동 그룹은 그들의 활동이 FSF의 자유소프트웨어 운동과 대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또한 오픈 소스 개발 방식의 효율성과 함께 그것이 함의하는 사회적, 철학적 의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왜 그누/리눅스에 주목하는가 ?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누/리눅스는 상업적 시장에서조차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누/리눅스의 성공이 가지는 의미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독점적 소프트웨어에 대한 생산 유통 방식을 거부하고 정보재 고유의 특성을 복원한 자유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정보재를 독점적으로 소유함에 의해서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주7 핵심 기술의 세부 항목을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경쟁사의 제품이 자신의 운영체제에서 잘 동작하지 못하게 하거나 자사 제품의 끼워 팔끼 등으로 타사의 경쟁을 원천적으로 막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 운영체제는 모든 응용 소프트웨어의 근간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한 시장 장악력은 엄청나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그누 프로젝트 역시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노력으로 수행하였다. 자유 소프트웨어이며 운영체제인 그누/리눅스가 윈도우에 대항할 만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사실 그누/리눅스가 운영체제가 아니였다면 이와 같은 주목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주8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 자유소프트웨어로써 독점 소프트웨어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제공했다는 사실이다. 정보 공유 운동의 그룹들은 독점 소프트웨어를 자유소프트웨어로 대체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였다. 이들은 정보 공유정신에 입각한 소프트웨어를 통하여 이용자가 스스로 자신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하고 이러한 자유로운 소통을 통하여 독점적 소프트웨어를 제거하고 인위적으로 정보의 흐름을 막는 지재권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폐쇄적 개발 방식보다 시장식 열린 개발 방식이 훨씬 더 안정되고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해왔다. 이러한 그들의 주장들이 단순한 이상적 몽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또한 이러한 독점적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적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하여주9 반드시 이를 증명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것이 바로 그누/리눅스인 것이다.
어떻게 그누/리눅스가 성공했는가?
그누/리눅스의 성공은 소스 공개 개발 방식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레이몬드는 \’성당과 시장\’에서 그누/리눅스의 성공 모델을 그 개발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시장식 열린 개발 방식이 폐쇄적 개발 방식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그누/리눅스의 성공에 따른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대책 문건에서도주10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여기서는 이 할로윈 보고서와 \’성당과 시장\’을 중심으로 소스 공개 방식 운동의 장점을 서술하였다.
개발자의 지수적 증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장점은 그 개발자의 수가 지수적으로 증가한다는데 있다. 이는 전 세계 수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개발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는 엄청난 속도로 개발이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적어도 하루에 한번 이상 그누/리눅스의 새로운 커널이 발표된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이것은 인터넷의 발전과정과 그 괘를 같이 한다. 인터넷에만 접속할 수 있으면 누구나 개발 과정에 유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하여 수 많은 사람들이 병렬적인 방법으로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다.
병렬 개발
병렬작업이 가능하다는 것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핵심적인 사항이다. 레이몬드는 이를 "보고 있는 눈이 충분히 많으면 찾지 못할 버그는 없다. 나는 이것을 "리누즈의 법칙" 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대해 일찍 자주 발표하라고 권하고 있다. 결코 완벽하게 작업할 필요가 없으며 어떠한 작업이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이를 발표함으로써 수 많은 다른 개발자들이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를 리누즈 토발즈의 가장 훌륭한 점이라고 뽑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모델이야말로 오픈 소스 운동의 가장 커다란 장점인 것이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는 믿을 수 있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시스템은 소스 코드가 수많은 사람과 장소에서 이용 가능하므로 장기적인 신용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가 망하거나 그 사업을 포기했을 경우도 이미 소스가 공개되어 있고 수 많은 개발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98년 한글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한글 자체가 없어지는 사태에 직면했던 사례가 이를 말해 준다고 할 것이다. 소스 코드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기업의 개발 포기와 동시에 소프트웨어는 사장될 것이다. 이와 함께 기술적으로도 그누/리눅스는 다른 운영체제에 비해서 훨씬 안정적이다.주11 이러한 상황에서 서버 시장에서의 그누/리눅스 성장률은 놀라울 정도이다.주12 전세계 1500만명 정도의 이용자와 서버 시장의 2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낮은 개발 비용
엄청난 개발자가 자신의 자발적 의지에 의하여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개발, 발전시키는 비용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무엇이든지주13 간에 중요한 것은 존재한다는 것이고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보 공유 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응용 소프트웨어의 부족이나 일반인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누/리눅스는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제 그누/리눅스는 정보 공유를 외치는 해커들의 산물만이 아니다. 이미 자본은 경쟁적으로 그누/리눅스와 손을 잡고 있다. 이제 그누/리눅스는 그 동안 꾸준하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왔던 수많은 그누/리눅스 개발자와 이용자들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이미 일부의 그누/리눅스 배포판은 독자적인 자기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그누/리눅스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그 만큼의 그누/리눅스 철학주14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우리에겐 커다란 숙제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누/리눅스를 무료 소프트웨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에 비해 값이 싼 상품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또한 자유소프트웨어운동을 하고 있거나 지지하는 일부의 사람들 역시 자유소프트웨어가 싸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윈도 95가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그누/리눅스를 선택을 권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 그러나 가격은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최근에 무료로 배포하는 상업적 프로그램 역시 많다. 많은 상업적 소프트웨어 역시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하여 무료로 그들의 소프트웨어를 뿌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신의 MS-WORD를 알리고 위해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1백만 카피를 무료로 배포한 이유는 자신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소프트웨어는 한번 쓰면 다른 것으로 쉽게 바꿀수가 없다. 사용하고 익숙해지면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하나의 상품이 시장에서 지배적으로 사용되면 다른 상품이 쉽게 진입할 수 없고 더 많이 장악하고 있을수록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신의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무료로 배포하였다. 이에 대해 하형일씨는 이를 다음과 같이 비유한다.주15
따라서 논라이벌주16 상품이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하는 탄력성을 지녀야 하며,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공짜\’만큼 위대한 선택은 없다. 그들은 유저들에게 미디엄을 구입하게끔하고 실은 아이디어를 판매하는 것이다. 물결이 있어야 물이 움직이고 공기가 있어야 소리가 이동하듯이, 컴퓨터 사용자들은 거대한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정보를 이동시키는 \’신에테르\’, 즉 미디엄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이 배포하는 \’공짜 브라우저\’는 단기간내에 거대한 호수로 탈바꿈하게 된다. 유저들은 단지 물을 만나 떼거지로 몰려드는 고기떼에 불과하며, 자본을 가진 투자자들은 낚시군의 역할을 위해 호수 주변으로 몰려들게 된다. 낚사꾼들은 고기가 잘잡히는 호수가에서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이곳을 명소로 만들 것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천재적인 낚시꾼이라 할지라도, 호수의 주인이 누리는 번영에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공짜로 배포되는 소프트웨어가 결코 우리를 자유롭게 하지는 못한다. 또한 공짜가 결코 우리의 무기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짜 소프트웨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공유와 이를 통해서 얻어지는 사회적 가치이다. 누구나 자신이 생산한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증가시키는 일이 우리에겐 중요하다. 그러나 그누/리눅스와 윈도우 대결은 독점 소프트웨어와 자유 소프트웨어의 대결이며 이용자 누구나 어떠한 제약도 없이 서로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노력과 정보재를 독점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자본의 대결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오픈 소스 운동 역시 소스 공개와 비공개의 개발 효율성의 차이를 넘어 그 속에 함축되어 있는 사회적 가치를 더욱 옹호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각 세력들과의 적극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해커주의의 자유주의적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이러한 가치를 지키고 옹호하는 일은 컴퓨터 자판과 몇 모금의 담배로 해결되는 일이 결코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성당과 시장\’의 저자이자 VA 리눅스 시스템즈의 기술이사인 레이몬드는 그의 회사가 회사의 나스닥 상장됨 따라 엄청난 부를 얻었다. 이에 대해 그는 공개 서한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공개소스로 돈을 번 셈이니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공개할 의무를 느낀다. 400억원이 생길 것이다. 이 돈이 나를 지배하지는 못할 것이다. 15년간 해온대로 공개소스를 발전시키는 일을 돈걱정하지 않으며 할 것이다. 먼저 사고 싶은 것은 새 휴대전화, 담배 피우는 속도로 인터넷서핑을 하게 해줄 케이블, 플룻이다. 갑자기 착한 사람이 된 것처럼 이 곳 저 곳 자선단체에 기부하지는 않겠다. 진정한 해커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열대밀림의 땅 사기에는 기꺼이 기부하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그누/리눅스는 더 이상 고귀한 해커 정신에 기반한 소프트웨어는 아닌 것 같다. 이를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라던 대로 그누/리눅스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성공적 도전을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싸움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레이몬드처럼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 공유를 외치는 수 많은 프로그래머들은 그 어렵다는 운영체제를 훌륭하게 만들어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완벽한 프로그램은 수 많은 사람들의 검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참고 문헌>
정보화 경쟁의 이데올로기에 관한 연구 -정보주의와 정보공유론을 중심으로- 홍성태
<리눅스 혁명과 레드햇> 로버트영, 왠디 골드만. 김영사
성당과 시장 <http://kldp.org/gnu/cathedral-bazaar/cathedral-bazaar.html>
그누 선언문 <http://kldp.org/gnu/manifesto-k.html>
그누 프로젝트의 역사 <http://kldp.org/gnu/gnu-history-k.html>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이란 무엇인가? <http://kldp.org/gnu/fsf-k.html>
리눅스와 그누 프로젝트 <http://kldp.org/gnu/linux-and-gnu-k.html>
자유 소프트웨어란 무엇인가? <http://kldp.org/gnu/free-sw-k.html>
그누 General Public License <http://kldp.org/gnu/gpl-k.html>
첨단 기술 시대의 독점과 경쟁: Microsoft 소송과 새로운 경제학 페러다임. 홍성욱
할로윈 문서 ⅠⅡⅢⅣ, 프로그램 세계 1999. 2월. 최준호 번역
It\’s Time to Talk about Free Software Again <http://eeserver.korea.ac.kr/~artsilly/> 첨부 파일 과거 URL http://www.ipleft.or.kr/bbs/view.php?board=ipleft_5&id=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