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저작권법은 MB 속도전의 희생양인가?
– 저작권법 개정안(강승규의원안)의 국회 문방위 통과를 규탄한다!
지난 3월 2일, 여야는 방송법, 신문법, IPTV법, 정보통신망법 등 4개 법안은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어 100일간 여론 수렴을 한 뒤 6월 국회에서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저작권법 및 디지털방송전환법은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리고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는 전체회의 및 심사소위를 연달아 개최하며, 강승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수정, 의결하였다. 강승규 의원의 저작권법 개정안은 사실상 지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입법예고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일부 수정하여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한 안이다. 비록 예정대로 3일 본회의를 통과하지는 못하였지만, 지난 2월 25일 법안의 날치기 상정에 이어, 하루만에 심사소위와 전체회의, 법사위를 통과하고 본회의까지 상정되는 \’속도전\’을 보여주었다.
쟁점이 되고 있는 4개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소위 \’사회적 논의기구\’의 허구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비판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3.2 합의의 또 다른 문제점은 여타 \’MB 악법\’에 대한 졸속처리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출총제 등 경제관련 법안이 그렇고, 저작권법 개정안 역시 마찬가지다. 처리 시점을 정해놓고(그것도 바로 다음 날로!) 논의를 하는 것은 법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포기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3월 2일 본회의를 통과한 저작권법 개정안 외에도, 7건의 저작권법 개정안이 문방위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인데, 굳이 정부안만을 시급하게 밀어붙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강승규 의원이 발의한 정부의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 당시부터 비판을 제기해왔으며, 소위 \’삼진아웃\’ 조항의 삭제를 요구해왔다. (아래 성명, 의견서, 논평 참고) 그러나 3일 문방위를 통과한 수정안은, 일부 독소조항을 완화시키긴 했지만, 정부안의 기본 구조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문방위는 이용자의 계정 정지 기간과 (문광부가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게시판 서비스의 정지 기간을 1년 이내에서 6개월 이내로 단축하고, 정지되는 계정에서 이메일 전용계정을 예외로 하며, 게시판 서비스의 정지도 \’상업적 이익 또는 이용 편의를 제공하는 게시판\’으로 한정하는 수정안을 제출하였다. 또한, 특정 온라인 서비스(홈페이지)를 차단하는 규정은 삭제하였다. 이는 \’과도한 제재조치\’라는 의견을 일부 반영한 것이다. 이로써 애초에 문광부가 입법예고한 법률안의 제재조치는 두 차례에 걸쳐서 완화되게 되는데, 이는 문광부의 입법예고안이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만들어진 안인지 반증할 뿐이다.
그러나 정부(문광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사법적인 절차도 없이, 게시자의 표현이나 이용자의 기본권을 규제할 수 있는 기본 구조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기존의 의견서에서 지적했다시피, 이는 정보통신망법의 내용 규제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게시물에 대한 삭제조치를 계기로 정보통신망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처럼, 저작권법의 \’삼진아웃\’ 조항 역시 \’위헌적\’이다.
우리는 \’MB 악법\’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MB 악법의 졸속처리를 승인해준 민주당을 규탄하며, 위헌적인 독소조항이 폐기될 때까지 투쟁해나갈 것이다.
2009년 3월 4일
정보공유연대 IPLeft, 진보네트워크센터
<참고>
* [논평] 저작권을 둘러싼 현실에 대한 무지와 편향을 그대로 보여준 문화체육관광부 (2008.10.23)
* [의견서] 저작권법 개정 법률안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의견서 (2008.8.5)
* [성명] 저작권 보호위에 이용자의 커뮤니케이션 권리는 희생되어도 그만? (2008.7.21) 첨부 파일 과거 URL http://www.ipleft.or.kr/bbs/view.php?board=ipleft_5&id=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