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보공유동향 <나누셈>
2014. 1.28. 정보공유연대IPLeft
행사 및 일정을 공지하고 싶거나, 이 동향 소식에 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ipleft@jinbo.net 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노르웨이 국립도서관, 2001년 이전 문학작품 온라인으로 무료 제공 ]
노르웨이의 국립도서관이 주요 작가와 출판사들 연합 단체인 ‘코피노르’와 협약을 맺고 2001년 이전의 문학작품을 온라인으로 무료 제공한다고 한다. 국립도서관이 개설한 웹사이트 ‘bokhylla.no’에 들어가면 15만 개가 넘는 작품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bokhylla’는 노르웨이어로 ‘책꽂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국립도서관은 5년 안에 외국작품까지 포함해 25만 개로 작품의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2000년 이후에 출간된 작품은 제외되어 있고, 저자나 출판사가 요청하면 작품을 빼는 등 저자를 보호하는 장치도 있지만, 그러한 요청은 많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시장에서의 문학작품 매출에도 큰 영향이 없다고 한다.
노르웨이의 저작권 보호기간은 저자 사후 70년. 한국 역시 한미 FTA 체결로 인해 저작권 보호기간이 저자 사후 70년으로 늘어났다. 예컨데, 저자가 40세에 저작물을 내놓은뒤 70세에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100년간 보호되는 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게 오래동안 저작물의 시장에서의 가치가 유지되는 작품은 거의 없다. 시장에서의 가치가 없다는 것은 계속 출판할 정도의 판매 수익이 기대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그 작품의 가치가 없거나 그 작품을 원하는 독자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저작물을 저작권 보호라는 이름으로 창고에만 쌓아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작물의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노르웨이에서와 같은 지혜가 필요하다.
- 파이넨셜 뉴스: 노르웨이에선 온라인으로 문학작품 ‘공짜 독서’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저작권 개혁에 대한 공개적 의견수렴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저작권 개혁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수렴을 받고 있다. 즉, 일반 대중으로 하여금 저작권 개혁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정책결정자들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받는 것이다. 의견 제출 기간은 2월 5일까지이다.
의견수렴 기간에 제출된 의견은 향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제안서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유럽의 시민단체인 EDRI는, 창작, 공유, 문화적 유산에 접근할 권리가 약화되지 않기 위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개진이 필요하다고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EU의 저작권법을 고치자!(Let’s fix EU Copyright!)’ 사이트를 통해서 집행위원회의 각 설문문항마다 그 의미를 해설하고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Future of Copyright: EU Commission to review copyright- public consultation open until Feb 5
- EDRI: European Commission wants to know if web browsing should be illegal
[ 바이엘 CEO, 넥사바는 돈 많은 서방의 환자를 위해 개발했다고 ]
Bloomberg Newsweek 1월 21일자 기사에서 바이엘 CEO의 발언이 충격적이다. Marijn Dekkers 바이엘 CEO는 2013년 12월 3일 Bloomberg Newsweek와의 인터뷰에서 강제실시를 “본질적으로 도둑질(essentially theft)”이라고 칭하고, “우리는 인도인을 위해 이 약을 개발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 약을 구매할 수 있는 서방의 환자들을 위해 개발했다(We did not develop this medicine for Indians. We developed it for western patients who can afford it)”고 말했다.
“이 약”이란 항암제 “넥사바”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12년 3월 12일 뭄바이특허청은 인도제약사 낫코에게 바이엘사가 판매하고 있는 항암제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와 똑같은 약을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인도에서 최초로 의약품특허에 대한 강제실시가 시행된 것이다. 낫코는 바이엘의 약값보다 97%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이엘은 강제실시 무효를 주장하며 고등법원에 항소했고, 초국적제약회사들과 미국정부는 전방위적인 공격을 해댔다.
바이엘 CEO의 말과 로슈가 2008년 6월 한 의약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에이즈약 “푸제온” 약값을 두고 한 말이 매우 유사하다. “의약품 공급에 관한 문제는 해당 국가 국민이 해당 의약품을 구매할 능력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실제 푸제온의 약값이 비싸다는 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경제수준이 낮은 동남아지역 국가에는 푸제온 공급이 안 되고 있다. 푸제온이 한국 환자들이 구매가능한 제품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구매할 능력이 없는 환자들은 약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는 말, 구매할 능력이 없는 환자들은 초국적제약회사의 안중에 없다는 말, 약 먹을 ‘권리’가 아니라 ‘자격’이 없다는 말, 너무 솔직해서 충격이다.
-Bloomberg Newsweek: Merck to Bristol-Myers Face More Threats on India Drug Patents
[ 남아공 특허법 개정 무력화시키기위한 초국적제약회사들의 계획 ]
2011년 11월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치료행동캠페인(Treatment Action Campaign (TAC))과 국경없는의사회는 특허법개정을 위한 캠페인(Fix the Patent Laws)을 벌여왔다. 남아공에서는 특허심사없이 특허등록이 되어 값싼 복제약을 사용하기가 어렵고, 트립스협정에서 인정하고 있는 강제실시와 같은 유연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 점을 이유로 무역산업부(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에 특허법 개정을 촉구해왔다.
2013년 9월 무역산업부는 지적재산제도의 개정을 제안하며 ‘지적재산에 관한 국가정책초안( Draft National Policy on Intellectual Property)’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특허신청(특히 의약품 분야)이 유효한지 아닌지를 결정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사 및 심사제도/ 더욱 엄격한 특허기준 도입/ 사전, 사후 특허반대신청 제도 도입/ 강제실시와 병행수입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다.
하지만 초국적제약회사들이 남아공의 특허법 개정을 무산시키기위한 목적으로 대규모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1월 17일에 공개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남아공의 초국적제약회사들의 연합(Innovative Pharmaceutical Association of South Africa)이 미국 로비회사 Public Affairs Engagement (PAE)에 의뢰하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적재산에 관한 국가정책초안으로 인해 혁신이 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캠페인(Campaign to Prevent Damage to Innovation from the Proposed Draft National IP Policy in South Africa)”이란 제목의 계획서가 마련된 것이다.
다음달부터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시작할 예정인 캠페인 계획에는 “Forward South Africa”라는 이름으로 연합체 만들기, 남아공이 지적재산에 대한 국가정책초안을 밀어붙이면 아프리카대륙에서 리더쉽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다른 아프리카국가들-특히 르완다와 탄자니아-로 하여금 납득시키도록 하기, 논쟁의 본질을 변화시킴으로써 NGO들이 로비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기, 광범위한 대중 전파를 위한 “독립적인” 연구와 의견 글들을 의뢰하기. 단 그와 같은 모든 자료는 공개전에 검열하기가 포함되어 있다.
Aaron Motsoaledi 보건부 장관은 “이것은 집단학살을 위한 계획”이라며 “남아공을 시작점으로 브라질, 인도, 중국, 러시아와 모든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치료행동캠페인(Treatment Action Campaign (TAC))과 국경없는의사회는 무역산업부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지체없이 특허법 개정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Mail & Guardian: Motsoaledi- Big pharma’s ‘satanic’ plot is genocide
-남아공 지적재산에 관한 국가정책초안을 무력화시키기위한 초국적제약회사들의 계획서
-남아공 무역산업부, 지적재산에 관한 국가정책초안(Draft National Policy on Intellectual Property)
-정보공유연대: 남아공 TAC, 특허법개정캠페인(Fix the Patent La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