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지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첨예한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이슈 중의 하나가 저작권 이슈입니다. 생성형 AI 창작물의 저작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이냐의 문제와 함께, AI 훈련을 위해 저작권자 허락없이 사용된 데이터의 저작권 이슈는 이미 다양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AI가 글, 그림, 음악, 영상 등 저작물을 대량 생산하는 시대는 사람들에게 문화 창작을 위한 더 나은 도구를 제공할수도, 또는 전문 창작(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할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저작물의 창작, 유통, 향유의 개념이나 환경을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분명 시민사회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동안 국내 시민사회는 AI의 인권 및 안전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의 마련을 요구해왔습니다만, AI 저작권 이슈에 대해서는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왔습니다. 다만, 21대 대선에서 진보 후보인 권영국 후보는 “AI로 인해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창작 노동자들입니다. 창작자 동의 없이 인공지능 학습에 창작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적절한 보상을 담보하는 AI의 창작물 사용 가이드라인과 공공 플랫폼을 마련하겠습니다”라는 AI 정책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책이 얼마나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AI로 인한 창작노동자를 비롯한 일자리 위협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AI 훈련에 사용되는 저작물에 저작권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진보적 시민사회는 저작권 강화를 비판하고 공정이용의 확대를 주장해왔습니다. 이는 개인 창작자가 저작권에 근거하여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이 아니라, 저작권이 창작자 개인보다 문화/미디어 자본의 이익에 복무하고, 저작권 강화가 오히려 지식,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권과 새로운 창작의 기회를 제한한다고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AI 기술이 등장했다고 문화/미디어 분야의 이러한 지형이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 소수 빅테크 기업이 인터넷 상의 저작물을 대량으로 수집, 이용하여 AI 학습에 사용하고, 그 결과인 AI 모델은 독점적 이익 창출을 위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유지가 시민 다수의 지식, 문화 접근권과 창작의 자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소수 빅테크 기업의 이윤 확대에 기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또한, 생성형 AI가 특정 창작자의 스타일을 모방한 작품을 쉽게 생산함으로써 창작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기존 저작물의 복제와 조합에 근거한 AI 창작이 기존의 인간의 창작 활동과 어떻게 다르고, 문화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다소 철학적인 질문도 제기됩니다.
새로운 기술의 사회적 영향의 불확실성, 미국과 EU를 비롯한 각 국 저작권 제도의 차이, 서로 다른 규모의 AI 개발자/제작자와 (개인 창작자에서부터 거대 미디어 기업을 아우르는) 저작권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같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슈입니다. 하지만, 시민사회가 계속 이 이슈를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빅테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문화/미디어 자본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의 선택의 문제가 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강화하고, 창작노동자에게 정당한 보상과 권리를 보장하며, 지식 공유지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사회적인 의제화가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 AI 저작권 이슈에 대한 시민사회의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함께 힘을 모아 강력하게 사회적인 의제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AI와 저작권 이슈에 관심이 있는 여러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전문가들의 토론과 합의를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물론 한번의 간담회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나, 향후 협력의 방향까지 간담회에서 논의해보았으면 합니다.
- 간담회 개요
– 일시 : 2025년 7월 23일(수) 3시 – 6시
–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사회 : 김조은 (정보공유연대 운영위원,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 발제 : 오병일 (정보공유연대 운영위원,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 패널토론 : (섭외 중)
산디 (AI 윤리레터 운영진)
최호웅 (변호사,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선임간사)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
신민기 (정의당 대전시당 부위원장)
하장호 (문화연대 문화정책위원회 위원장)
– 이후 자유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