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4-11][보도자료] 금 한 돈 값을 줄까? 두 돈 값을 줄까?

금 한 돈 값을 줄까? 두 돈 값을 줄까? – 아무런 기준도, 대안도 없는 현재의 약가협상·조정에 반대한다! 한국 브리스톨마이어스큅 사(이후 BMS)의 스프라이셀은 2007년 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를 받은 이후 2007년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후 심평원)의 급여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1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후 공단)과 BMS사의 약가협상이 결렬되면서 현재 보건복지가족부(이후 복지부)의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이다. 복지부는 스프라이셀이 필수약제이기 때문에 지난 3월 14일 1차 약제급여조정위원회를 열었으나 어떤 결론도 내지 못했으며 오늘 4월 11일 2차 조정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다. 우리는 수차례 복지부에 어떤 기준과 대안을 가지고 약가를 협상할 것이며 조정에 들어갈 것인지를 물어왔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며 환자들에게 피해 없이 약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수개월 동안 복지부가 BMS사의 비싼 약가 요구에 철저히 휘둘리는 것을 보아왔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정부는 어떤 기준과 대안을 가지고 약가협상과 조정에 최선을 다할 것인가? 여기에서 우리는 한국 의약품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약제비적정화방안을 통해 정부의 기본 입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공단이 제약회사와 약가를 협상할 때 고려하는 주된 사항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자료, 제외국 가격·의약품 공급능력, 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그러나 첫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경제성 평가 자료는 심평원에서 지적하였다시피 단지 등재 여부를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만을 줄 뿐, 비용-효과적으로 판단된 약제에 대해 주어진 가격이 적절한지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은 아니다. 제약회사가 심평원에 제출하는 가격은 전 세계 동일 약가 정책에 맞추어 오로지 부자 환자들만이 먹을 수 있는 최대의 가격을 들이미는 것이다. 둘째, 절반 가까이의 신약이 미국, 유럽 등의 원 개발국가에서 출시된 이후 곧바로 한국에 등재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에 고려하는 제외국 가격은 A7 가격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즉, 약제비 절감을 목표로 했던 현재의 약제비적정화방안은 다국적제약회사가 요구하는 엄청난 가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반쪽자리 제도로서 결코 약제비를 절감할 수 없는 극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약가협상이 결렬되었을 시 정부는 환자에게 불편을 미치지 않도록 직권 등재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보험적용 목록에 ‘등재’를 시키는 것일 뿐이다. 목록에 ‘등재’되는 것과 ‘공급’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제약회사가 약가를 이유로 아예 공급을 마다하는 것을 푸제온을 통해서 보았음에도 언제까지 정부는 ‘직권등재’를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떠들어 댈 것인가. 협상이나 조정은 양 당사자 사이의 힘의 균형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현재 저울추는 너무나도 심각하게 다국적제약회사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첫째, 어처구니없이 글리벡에 기준하여 약가를 요구하는 BMS 사의 요구에 대응하여 정부는 내세울 만한 합리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BMS 요구가의 10%, 20% 깎는 수준의 조정밖에는 할 수가 없는 것이다. BMS가 스프라이셀 약가를 애당초 100,000원 요구했다면 정부는 80,000원으로 깎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었을 것이다. 둘째, 다국적 제약회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공급중단’에 대해서도 정부는 어떠한 대안도 갖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너른 평야를 뒤에 둔 다국적 제약회사를 상대로 천길 낭떠러지 끄트머리에서 줄다리기를 하려고 하는가. 환자의 생명줄을 끊고 달아나는 다국적 제약회사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의 방안이 절실하다. 오늘 약제급여조정위원회는 알약 하나에 금 두 돈을 요구하는 제약회사에게 아무런 기준이나 대안도 없이 한 돈만 받아달라고 구걸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스프라이셀은 앞으로 한국에 출시될 수많은 신약들의 신호탄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BMS에 구걸할 때가 아니라 약가를 협상하는 기준과 공급에 관한 대안을 만들어야 하는 때이고, 약제비적정화방안을 올곧게 세워야 하는 시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약제비의 증가, 건보재정의 부실화를 더 이상 환자 탓으로 돌리지 마라. 의료기관 당연지정제 폐지나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를 운운하며 더 이상 환자들을 벼랑으로 내몰지 마라. 이 문제들은 결코 환자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과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무능력 때문이다. 우리 환자·노동·시민·사회 단체들은 더 이상 정부가 환자 목숨을 걸고 다국적 제약회사에게 구걸하는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08년 4월 11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공의약센터, 사회진보연대,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사회보험지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보공유연대IPLeft, 진보네트워크센터, 진보신당(준),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HIV/AIDS감염인연대‘KANOS’, 행동하는의사회,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공공의약센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인권운동사랑방) 첨부 파일 과거 URL http://www.ipleft.or.kr/bbs/view.php?board=ipleft_5&id=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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