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보공유동향
2012. 06. 05 정보공유연대IPL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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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불법SW 사용하느니 자유/오픈소스 SW를 사용하라]
국방부가 불법 SW를 사용했다고 MS로부터 경고를 받은 가운데, 국방부만이 아니라 한국 정부가 소송 위협에 놓였다고 한다. 이는 외산이 아니라 국산 SW를 사용하더라도 독점 SW를 이용하는 한 마찬가지. 또한, 한미간의 정보공유를 왜 독점 SW인 MS 오피스로 하나? 이 기회에 정부는 자유/오픈소스 SW를 사용하는게 어떨까.
- 오마이뉴스: 국방부, 불법 SW 문제로 수백억대 소송 직면
[거대 제약회사의 오리지널 의약품 독점 강화]
2010년을 경유하며 위세를 떨치던 오리지널 의약품들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특허 독점에 기반을 둔 제약산업의 지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었던 블록버스터 모델의 약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된 화이자의 비아그라 용도특허 신청이 기각되면서 이러한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의 상황만 놓고 보면 예상과 달리 오리지널 의약품의 판매고가 상승하고 있다. 특허 독점 의약품의 판매 증가 현상을 새롭게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매일경제: "비아그라 용도특허는 무효" 특허심판원 결정
-머니투데이 : 저무는 제네릭 시대, 오리지널 약 ‘독배’ 드는 제약사
[수업목적 저작물 이용 보상금제도, 여전히 논쟁중]
제작년부터 논란이 되어 온 수업목적 저작물 이용 보상금 제도가 시행을 앞두고 계속해서 논쟁중에 있다. 논쟁의 당사자들은 여전히 문화부 및 복사전송권협회 대 대학협의회다. 이 문제의 핵심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저작권 문제에 대한 언급도 없을뿐더러, 결국에는 이 보상금을 등록금의 일환으로 떠맡게 될 대학생들이 논쟁에서 완전히 빠져있다. 이와 더불어 이 제도가 시행되는데 결정적인 맥락을 제공한 한미FTA에 대한 문제도 논의에서 완전히 빠져 있다.(이 논란의 출발점이 된 저작권법 개정이 한미 FTA 협정 체결을 앞둔 2006년 개정을 통해서였으며, 이미 체결된 한미FTA 협정문 부속서한에는 협정 발효일 6개월 이내에 대학가 저작물 이용을 단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교수수업목적 저작권 이용 보상금 제도, 신탁관리단체 배불리기 아닌가?
-미디어스: 저작권 바람에 사라져가는 교육의 공공성과 창작(물 이용)의 자유
[유럽의회 3개 위원회 투표결과 ACTA비준 반대]
5월 31일 유럽의회에서 ACTA의 비준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는 4개의 위원회 중 3개의 위원회가 투표를 진행했다. 시민 자유, 정의, 국무 위원회(LIBE)와 산업, 연구 및 에너지 위원회(ITRE)는 ACTA의 비준을 거부했다. ACTA의 강력한 지지자인, 메릴리 갈로 의원이 보고관으로 있는 법무위원회(JURI)조차 ACTA비준을 거부했다.
개발위원회(DEVE)는 6월 4일에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4개의 위원회가 투표결과에 따라 수석위원회인 국제무역위원회(INTA)에 의견을 전달한 후 국제무역위원회(INTA)는 6월 21일에 투표를 할 예정이다. 비준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유럽의회 의원들의 총회 투표는 7월 3일에 예정되어 있다.
-주간정보공유동향 2012.5.22: ACTA 관련 EU 상황- ACTA는 아직 죽지 않았다.
[미국, 개도국 대상으로 지재권보호를 위한 형사집행 훈련비 260만달러 승인]
미 국무부는 지적재산권 범죄의 수사와 고발에 있어 훈련 및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1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위해 회계연도 2011년 예산 260만달러를 승인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법집행기관과 외교기구들이 아태지역, 라틴아메리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법집행 담당자들에게 지재권 보호를 위한 형사집행 훈련과 기술적 지원 프로그램을 전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전 세계를 미국의 지적재산권 기준으로 감시, 무역제제를 가하는데(스페셜 301조보고서) 더해 각국의 판,검사, 경찰, 공무원을 미국의 관점으로 훈련시키려는 미국의 전방위적인 노력(?)에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다. 인도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노바티스 소송에 대한 판결의 전망에 대해 묻자 인도활동가가 ‘인도의 엘리트들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훈련을 받아서 그 관점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던 말이 순간 생각났다.
12개의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① 서아프리카 지역 워크숍 $182,000: 서아프리카 세관에게 침해상품을 구분하고 압류하기위한 방법 훈련
②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지역 워크숍 $525,920 :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법집행기관들을 대상으로 국경 집행에 중점을 둠. 위조의약품 불법거래에 조직화된 범죄의 연루와 자금 루트 추적, 전자적 증거 수집
③ 아프리카-중동지역 워크숍 $255,936 : 위조의약품과의 전쟁
④ 아세안 $242,329 : 아세안 회원국의 판사와 검사를 대상으로 지적재산권 사건의 수사와 재판
⑤ 브라질 $150,644 : 미무역대표부의 스페셜301조 Out-Of-Cycle검토에서 확인된 “악명높은 시장(notorious markets)”에 중점을 두고 미대사관과 브라질정부간 파트너쉽을 통해 훈련세미나
⑥ 칠레 $100,000: 칠레판사를 대상으로 지적재산권 범죄 사건에 대한 훈련
⑦ 콜롬비아 $70,000: 콜롬비아 경찰을 대상으로 지적재산권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훈련
⑧ 남아시아 $210,185 : 인도, 중국, 아세안 지적재산권 집행공무원과의 공동워크숍
⑨ 멕시코 $438,814 : 자금 루트와 디지털 증거 수집, 국경 및 세관집행에 대한 훈련
⑩ 필리핀 $175,171: 필리핀 판사와 검사 대상 세미나
⑪ 태국 $184,000: 태국 판사, 세관 공무원, 검사를 대상으로 태국 지적재산권 개혁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스킬 강화 훈련
⑫ 터키 $106,375: 새로운 지재권법원과 관계된 판사와 법집행공무원을 대상으로 훈련
-미 국무부: Intellectual Property Training Programs Funded
[프랑스 법원,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책임이 없다는 판결 내리다]
프랑스 파리 법원이 유튜브 사이트에 올라온 콘텐츠의 내용에 대해 구글이 통제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의 저작권 책임이 커질수록 사적 검열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반가운 판결이다.
- 연합뉴스: 佛법원 "유튜브, 콘텐츠 통제 의무 없다"
[구글, 자바 저작권 침해 무죄 판결]
구글이 오라클의 자바 API 저작권을 둘러싼 소송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5월 7일, 배심원들은 구글이 오라클의 자바 API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 침해가 공정 사용에 의해 책임을 면하게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배심원간 결론이 엇갈려 판단을 내리지 못했으며, 최종 판단은 판사의 몫으로 남았었다.
API 저작권이 인정되면 컴퓨터와 인터넷 이용, 개발 환경에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주게될 것이라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판결이다. (아래 EFF의 글 참조) 다만, 판사가 구글의 저작권 침해는 부정하면서도 이것이 API 저작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함으로써 API 저작권 인정의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 IT World : 구글, 자바 저작권 침해 "무죄" 확정 판결
[오라클 v. 구글 그리고 API 저작권 부여의 위험한 함의]
2012년 5월 7일 줄리 사뮤엘즈(EFF)
구글이 자신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자바 API를 사용한 것을 둘러싸고 벌어진 오라클과 구글 사이의 법적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래리(역주: 구글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오라클 설립자이자 CEO인 래리 엘리슨)의 증언과 같이 피해가 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나 오라클의 승소 판결이 우리 모두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는 갖가지 추측이 나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늘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어디로 향할지에 대해 약간 맛볼 수 있었다 : 배심원은 API가 저작권 적용을 받는다면 구글은 오라클 저작권의 최소한 일부라도 침해한 것이라는 평결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나 중요한 미해결 질문이 남아있다. 저작권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지(판사는 단독으로 이를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구글이 그 API들을 합법적인 공정이용으로 이용했는지(우리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진정 문제는 무엇인가? 재판의 첫번째 단계는 오라클이 자바 API에 대해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였고, 만일 그렇다면, 구글이 저작권을 침해했는가이다. (2010년에 오라클은 자바를 개발한 썬 마이크로시스템을 매입했다.) 그것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구현했을 때, 구글은 자신의 자바 버젼을 작성했다. 그러나 개발자로 하여금 안드로이드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기 위해서, 구글은 자바 API에 의존했다. (비개발자를 위해 보충하자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프로그램들이 상호 정보전다을 위한 지침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온라인으로 어떤 글을 읽고 그 글을 트위터로 공유하기 위해 아이콘을 클릭할 때, 당신은 그 사이트의 개발자가 트위터로부터 직접 가져온 트위터 API를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 API에 저작권을 부여하는 것은 상호운용성에, 그리고 결과적으로 혁신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PI는 모든 종류의 프로그램 개발에 흔하게 이용되며 기본적인 것이다.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자신의 소프트웨어가 다른 소프트웨어와 함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API를 사용한다고 말해도 될 정도이다. 예를 들어, 파이어폭스와 같은 응용프로그램 개발자는 자신의 응용프로그램이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운영체제에 네트워크 연결 설정이나 파일 열기, 화면에 창 띄우기 같은 것을 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으로 API를 이용한다. 한 당사자에게 API에 대한 통제권 주장을 허용하는 것은 누가 호환성있고 상호운용가능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매일 의존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발상이다. 분명히 말하자면, 플랫폼의 개발자는 그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부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제할 수 있어서는 안된다.
자유/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삼바(samba)를 예로 들어보자. 수백만 단체들이 공유폴더와 네트워크 드라이브 작동을 위해 삼바를 이용한다. 삼바가 상호 운용을 위해 자신의 SMB 프로토콜과 API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한다면, 삼바는 천문학적 손해배상에 처하거나 혹은 API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라는 금지명령을 받게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며, 이용자들은 어찌할 바 모르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독점적 API를 사용하는 AOL 인스턴트 메시지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보자. AOL은 사람들이 AOL 이용자와 대화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인스턴트 메시지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은 성공적으로 이용자 단에서 자신들의 API를 구현하였다. 만일 저작권이 AOL로 하여금 자신의 경쟁자에 의한 상호운용성을 차단할 수 있는 무기를 주었다면, 사람들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었을 것이다.
실제적인 결과를 차치하고라도, API에 저작권을 부여하지 말아야 하는 지극히 정당한 법적 근거가 있다 : 그것들은 순전히 기능적이라는 것이다. 법은 이미 단지 창조를 위한 매개인 프로그램 언어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대신, 그 언어를 가지고 창조적으로 작성한 어떤 것에는 저작권이 부여될 수 있다.) 실제로, 유럽 사법재판소는 지난 주에 바로 그러한 결론을 냈었다.(아이러니하게도, 썬 마이크로시스템이 독립적인 회사였을 때, 그 회사의 한 변호사가 상호운용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법률 의견서를 쓴 바 있다.)
성급하게 기능적인 API에 저작권 보호를 부여하는 것은 회사들로 하여금 개발자와 이용자가 매일 의존하는 중요한 상호운용성 기능을 방해하도록 할 위험이 있다. 판사가 이에 동의하기를 바래보자.
-원문: [EFF] Oracle v. Google and the Dangerous Implications of Treating APIs as Copyrightable
[UNDP/UNAIDS, "공중보건에 대한 FTA의 잠재적 영향” 발표]
UNDP/UNAIDS에서 “공중보건에 대한 FTA의 잠재적 영향(The Potential Impact of Free Trade Agreements on Public Health)”이란 제목의 Issue Brief를 발표했다. UN과 그 산하기구에서 의약품접근권과 지적재산권의 관련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이다. UN과 산하기구는 현재의 지적재산권체제가 크게 두가지 문제를 갖고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첫 번째는 지적재산권체제가 의약품 연구개발에 있어 필요(need)에 근거하지 않고 시장이윤을 좇아 이뤄지도록 했다는 점과 두 번째는 지적재산권으로 인한 독점으로 비싼 약값이 유지되면서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이들이 의약품접근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문제와 관련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차원에서 의약품연구개발조약(MRDT)에 대한 논의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다음호를 기다려주세요). 두 번째 문제와 관련하여 이번 UNDP/UNAIDS의 발표는 FTA가 의약품접근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구체적 사례를 들고 TRIPS-Plus조항을 포함하는 FTA를 체결하지 말 것을 권고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1995년 TRIPS협정의 발효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절감한 아프리카 국가들과 브라질 정부 등은 WTO와 UN에 문제제기를 했다. 시작은 ‘TRIPS와 인권’이란 주제로 접근했다. 2001년 2월에 미국정부가 브라질의 특허법, 특히 강제실시 조항이 TRIPS에 부합하는지 WTO 분쟁 패널에 제소하자 브라질 정부는 2001년 4월에 UN Human Rights Commission에서 에이즈와 같은 감염병이 확산되었을 때 기본적인 인권으로서 의약품접근권을 확립할 것을 제안하는 결의안을 제출하여 채택되었다. 그러자 미국정부는 WTO에 제소한 것을 취하했다. TRIPS협정과 현재 지적재산권체계에 대해 정면비판을 하지 않고 ‘건강권은 국가의 우선적 책임’임을 강조하면서 공공의 이익과 사적이익간의 균형을 이뤄야한다는 것이 주내용이었지만 건강권(의약품접근권)과 지적재산권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TRIPS협정을 초국적제약자본의 이해에 근거하여 해석하는데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리고 2001년 6월 UN 총회에서 ‘에이즈에 대한 선언문(Declaration on HIV/AIDS)’이 채택되었다. 선언문은 HIV감염인은 항레트로바이러스제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의 일부로 수립하였고, 각 국가가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공급하는데 영향을 주는 다양한 장애를 극복하기위한 국가적 전략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같은 해 11월에 열린 WTO각료회의를 앞두고 초국적제약회사의 횡포에 대해, 에이즈를 비롯한 질병으로 사회유지자체를 위협당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TRIPS협정에 대한 해석을 다시 할 것을 제기하였다. 결국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WTO각료회의에서는 ‘TRIPS협정과 공중보건에 관한 도하 선언문’을 채택하게 되었다. 도하 선언문은 “TRIPS협정 중 그 어떠한 것도 WTO회원국들이 각국의 공중보건과 관련된 조치들을 채택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각 회원국은 강제실시를 허여(許與)할 권리가 있고, 강제실시가 허여되는 조건을 결정할 자유가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의약품접근권 확보를 비롯한 공공의 건강보호가 특허권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즉 TRIPS협정이 초국적제약회사에게 전 세계적으로 독점적 생산지위를 보장해줌으로써 발생하는 건강권의 심각한 침해를 막기위한 TRIPS협정상의 ‘유연성’을 활용할 권한을 재확인한 것이다.
2011년 3월에 WHO/UNDP/UNAIDS는 “에이즈치료접근을 향상시키기위해 TRIPS 유연성 활용하기(Using TRIPS flexibilities to improve access to HIV treatment)”란 제목으로 Joint policy Brief를 발표했다. 개발도상국들은 강제실시, 병행수입, 최빈국에 대한 유예기간, 볼라조항 등의 TRIPS협정상의 유연성을 잘 활용하여 제네릭 경쟁을 촉진하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2001년 도하선언이후 WHO가 도하선언의 내용을 적극 옹호한 것은 아니다. 2007년초에 태국정부가 에이즈치료제와 항암제 등에 강제실시를 발동했을 때 마가렛 창 WHO사무총장은 태국정부의 강제실시는 합법적이지 않은 절차로 진행되었다고 초국적제약회사와 같은 비판을 하여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활동가와 보건의료활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WHO/UNDP/UNAIDS가 TRIPS 유연성을 잘 활용하라고 발표했던 배경은 2000년대들어 브라질과 인도에서 제네릭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10년간 1차 에이즈치료제의 가격이 약 1/100로 떨어지는 경험을 하였다는 점, 하지만 2차, 3차 에이즈치료제는 여전히 고가여서 개발도상국의 환자들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는 점, 도하선언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 초국적제약회사는 개발도상국에서 TRIPS협정상의 유연성을 활용하려고 할 때마다 무역제제와 압력, 소송으로 방해를 하였지만 태국(강제실시), 브라질(약가협상과 강제실시), 남아공(반경쟁법), 르완다(수출을 위한 강제실시), 인도(특허자격의 범위를 엄격히 규정한 특허법 Section3(d)) 등 몇가지 성공한 예가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FTA에 대한 언급은 아주 일부분이며 구체적이지 않다. 즉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과 FTA를 체결할 때 도하선언의 원칙에 부응하도록 하고, 개발도상국의 의회는 새로운 무역협정이 도하선언에 반하지 않도록 하라는 정도이다.
2011년 6월에 ‘에이즈에 관한 유엔고위급회의(UN general assembly high level meeting on HIV/AIDS)가 열렸다. 2001년 에이즈에 대한 선언문이후 10년만에 향후 10년을 대비하기위한 새로운 선언문인 ’에이즈에 대한 정치선언문(Political Declaration on HIV/AIDS: Intensifying our Efforts to Eliminate HIV/AIDS)‘이 채택되었다. 채택과정에서 최대의 쟁점은 FTA였다. 에이즈감염인그룹과 미국, 유럽연합, 일본정부간에 에이즈대응의 목표와 그 목표를 실현하기위한 방법에 대해 정면 대립하였다. 유엔은 2015년까지 1500만명의 에이즈감염인에게 에이즈치료제를 공급하겠다는 목표, 일명 15by15를 세웠지만( 제네릭 경쟁으로 약값이 인하되어 2010년 말 현재 저/중간소득 국가에서 에이즈치료를 받고 있는 에이즈감염인은 약 660만명으로 늘었지만, 치료가 필요한 900만명의 에이즈감염인이 여전히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기때문), 의약품접근권을 훼손하는 원인으로써 지적재산권과 FTA의 폐해를 명백히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15by15를 달성하기위한 방법으로는 트립스유연성을 활용하라는 선언에 그침으로 FTA 및 위조방지무역협정(ACTA)을 추진하는 정부와 초국적제약자본에게 물어야 할 책임을 회피했다. 세계 각국의 에이즈감염인단체와 사회운동단체는 유엔고위급회의를 앞두고 모든 FTA과 트립스플러스(TRIPs-plus)조치들에 모라토리움을 촉구하고, 의약품접근권을 훼손하는 원인으로써 지적재산권과 FTA의 폐해를 부정하는 미국, 유럽, 일본정부의 입장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지만 무시되었다.
-[논평] 유엔의 에이즈선언문에 우려를 표하며: FTA와 유엔의 에이즈대응목표(15by15)는 공존불가!
이러한 흐름속에서 2012년 5월 31일 UNDP/UNAIDS가 발표한 “공중보건에 대한 FTA의 잠재적 영향(The Potential Impact of Free Trade Agreements on Public Health)”은 실행여부는 미지수이나 FTA가 의약품접근권에 미치는 폐해를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미-콜롬비아FTA로 인해 2020년까지 의약품지출이 9억1900만달러까지 증가하거나 의약품소비가 40%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하였고, 미-요르단FTA로 인해 외국인투자가 증가하거나 발명이 증가하는 등의 이득은 거의 없다고 평가하였다. 수많은 FTA가 TRIPS협정보다 강력한 지적재산권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TRIPS-plus조항으로 ①특허자격 완화(Broadening Patentability), ②특허반대신청 제한(Restricting Patent Oppositions), ③특허기간확대(Extending Patent Duration), ④자료독점권(Test Data Exclusivity)과 허가-특허연계(Patent-Registration Linkage), ⑤ 집행(IP Enforcement Requirements)을 적시했다. TRIPS협정상의 유연성의 혜택을 유지하기위해 FTA에 TRIPS-plus조항이 포함되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에 맞춰 5월 31일에 UNDP/UNAIDS와 아시아태평양에이즈감염인네트워크(APN+)는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유엔과 보건의료활동가들이 주최한 고위급회의가 방콕에서 열렸는데, 9개국(캄보디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태국, 베트남)에서 온 정부기관, 유엔, 시민사회, 학계에서 참여하였고 지적재산권과 FTA가 에이즈치료제 접근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토론했다. 2006년이래 아태지역에서 에이즈치료를 받는 에이즈감염인의 수는 값싼 제네릭으로 인해 2010년말까지 약 100만명에 이르러 3배이상 증가했지만 치료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60%이상이 여전히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UNDP/UNAIDS와 아시아태평양에이즈감염인네트워크(APN+)는 아시아국가들이 에이즈치료 접근권을 향상시키기위해 지적재산권과 무역에 대한 새로운 전진을 해야한다며 특히 인도-EU FTA, 인도-EFTA 투자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UNDP/UNAIDS: The Potential Impact of Free Trade Agreements on Public Health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UN과 산하기구에서의 논의는 진일보한 면이 있지만 몇가지 한계가 있다. 첫 번째는 TRIPS와 FTA의 본질에 대해서는 평가를 회피한 채 지적재산권과 건강권간의 균형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 둘째는 더 강력한 지적재산권체계를 요구하는 선진국에 대한 평가와 요구는 회피하고 있다는 점, 셋째는 이런 상황에서 개도국에게만 TRIPS유연성을 활용하고 TRIPS-plus를 받아들이지말라고 권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TRIPS-plus조항을 포함한 FTA와 TRIPS협정이 개도국뿐만아니라 선진국의 민중들에게도 건강권(의약품접근권)을 박탈하고 있으며, 미국이나 유럽연합이 FTA를 통해 노리는 것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세계규칙의 변화’라는 점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