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 페그 인터페론 약값 인하 촉구 시위 ]
7월 28일을 전후로 태국, 미국,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의 HIV감염인 및 에이즈운동단체들은 간염을 당장 치료할 것을 촉구했다.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간염의 날(World Hepatitis Day)이다. 2010년 세계보건총회에서 결의안(Resolution WHA 63.18)을 합의하여 바이러스성 간염을 전 세계의 보건문제로 인식하고 각 국과 국민에게 바이러스성 간염 예방, 진단 및 치료를 위한 구체적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WHO에게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인 국제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 할 것을 촉구하였다.
개발도상국에서는 HIV치료보다 간염치료가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HIV치료제는 2000년부터 지난 10년간 제네릭(복제약)의 생산으로 약값이 파격적으로 떨어져 1차 치료제의 경우 하루 1달러 미만이지만 간염치료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C형간염바이러스와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의 주된 감염경로는 혈액으로 같아서 HIV와 HCV(C형간염바이러스)에 중복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주사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마약사용자들에게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 1억 7천만명이 만성C형간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최소 35만명이 매년 사망한다. C형간염은 아직은 예방접종 백신이 없고, 진단비용과 치료제의 가격이 매우 비싸다.
현재 만성C형간염 치료는 2가지 약, 리바비린(ribavirin)과 페그 인터페론(Pegylated interferon)의 혼합요법으로 이뤄진다. 유전자 형에 따라 24주 혹은 48주간 치료한다. HCV와 HIV에 중복감염된 이들에게는 매일 리바비린 1000mg을 복용하고 일주일에 1번 페그 인터페론(Pegylated interferon)를 주사하여 48주간 치료를 해야한다. 페그 인터페론은 인터페론의 제형을 변화시킨 것으로 인터페론보다 부작용이 덜하고 투여하는 횟수가 줄어들어 이용하기가 더 간편하다. 페그 인터페론은 로슈와 머크가 판매하는 ‘페가시스’와 ‘페그 인트론’이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페가시스 180mcg의 보험약가가 174,025원으로 48주 치료시 약 840만원이다. 페그 인트론 80mcg는 약 730만원이 든다. 리바비린의 48주 약값은 약 63만원이다. 즉 48주 치료에 약 800~900만원이 들고, 유전자 형(1,2,3형)에 관계없이 보험적용이 된다. HCV진단비용이 약 50만원이고 보험적용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약값이 비싸서 국가차원에서 페그 인터페론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보험적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서도 아직 페그 인터페론의 복제약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서 페가시스와 리바비린 병용 치료를 48주간 하려면 약 USD 10,000가 든다. 약값이 너무 비싸서 지금까지 인도 공적의료시스템에서는 C형간염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다. 페가시스의 제형(formulation)에 대한 특허때문에 2017년까지 복제약을 생산할 수 없었다. 로슈는 2006년 3월 3일에 인도특허법이 2005년 개정된 후에 처음으로 물질특허를 받은 의약품이 페가시스라고 자랑스럽게 발표했었다. 2007년에 값싼 복제약 사용을 지지하는 단체인 Sankalp Rehabilitation Trust은 인도의 법률가단체인 Lawyers Collective HIV/AIDS Unit의 법률적 도움을 받아 사후특허반대신청(post-grant opposition)을 하여 2012년 11월 2일에 페가시스의 제형특허가 뮤효라고 결론났다. 근거는 페그 인터페론의 제형이 기술적으로 명백하여(obvious) 진보성이 없다는 점과 기존약보다 향상된 효과를 입증해야만 특허를 주도록 규정한 인도특허법 3(d)조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허가 취소되었지만 페그 인터페론은 바이오의약품(생물학적제제)여서 인도에서는 아직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인도의 운동단체들은 인도정부에 생물학적제제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정보공유연대: 인도, C형간염치료제 페가시스 특허 무효 결정
그동안 C형간염 치료를 촉구해왔던 운동단체들은 작년 워싱턴에서 열렸던 19차 국제에이즈대회에서 국제적 연합 (HepCoalition)을 만들어 자발적 검사와 즉각적인 치료를 촉구하기위한 싸움을 벌이기로 했다. 주된 요구는 로슈와 머크는 페그 인터페론의 약값을 인하하고,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산하 기구들은 HIV와 C형간염에 중복감염된 이들과 C형간염만 단독으로 감염된 이들에 대한 C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전시키고, 페그 인터페론의 제네릭에 대한 사전허가 절차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올해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공동행동을 벌였다.
■ 태국 방콕
7월 26일 태국마약사용자네트워크(TDN), 태국HIV감염인네트워크(TNP+) 등 10개 시민사회그룹의 126명의 대표자들이 의료보장실(National Health Security Office)을 방문하였다. 의료보장실은 태국의 전국민보건의료시스템을 감독하는 곳이다. 의료보장실은 2012년 10월에 페그 인터페론을 필수의약품목록에 포함시키고 약가협상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검사는 여전히 보건의료시스템에서 제공하지 못하고, 치료도 유전자 2형과 3형에 대한 24주 치료로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HIV와 HCV에 중복감염된 환자는 포함되지 않고, HCV에 단독감염된 경우도 유전자 1형은 포함되지 않는다.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의료보장실은 취약그룹과 치료중인 이들에게 포괄적인 선별검사와 검사를 제공해야한다.
2. 국가적 차원에서 HIV감염인과 마약사용자에 대한 역학적 정보를 수집하라
3. 페그인터페론을 보조적 필수의약품에서 주요 필수의약품으로 바꾸라
4. HIV감염인과 마약사용자를 위한 치료적합성 기준과 치료기간을 확대하라
5. HCV를 치료하는 의료제공자의 역량을 발전시키기위해 관련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작업하고, HCV(와 기회감염)에 대한 국가적 치료 가이드라인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발전시켜라
6. HCV예방, 치료 등을 위한 지지행동과 동료교육에 있어 필수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시민사회 특히 마약사용자, MSM(남성과 섹스를 하는 남성), HIV감염인과 같은 취약그룹를 지원하라.
7. 태국 전역으로 치료접근성을 확대하라
■ 미국 뉴욕
7월 27일 뉴욕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앞에서 C형간염의 지구적 유행을 해결하는데 실패한 세계보건기구의 리더쉽을 촉구했다.
■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 사는 수백만명의 C간염환자들은 USD16,000에 달하는 페그 인터페론의 약값을 지불하기가 어렵다. 러시아에서는 50만 루블(약 1700만원)에 이른다. 7월 24일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지역 곳곳에서 초국적제약회사 로슈와 머크의 가격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 그루지야
7월 24일 로슈와 머크의 사무실앞에서 페그 인터페론의 약값인하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활동가들은 자신의 영정사진을 들고 참석했다. 그루지야에서는 페그 인터페론의 약값이 그루지야에서는 USD15,000이다.
로슈 앞 시위
머크 앞 시위
• 러시아 모스크바
7월 24일 모스크바에 있는 보건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Patients’ control의 활동가들은 “로슈와 머크의 약값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며 약값인하를 촉구했다. 러시아에는 5백만명의 C형간염환자가 있다. 페그 인터페론으로 치료하는데 약 1700만원이 든다. 또한 로슈와 머크의 사무실앞에서도 피켓시위를 벌이고 서한을 전달했다.
• 몰도바
몰도바 HIV감염인연맹(The League of People Living with HIV in the Republic of Moldova)은 7월 24일에 로슈 사무실앞에서 지난 15년간 USD15,000에 달하는 페그인터페론의 약값을 USD2000이하로 인하하라고 요구했다. 몰도바에는 당장 치료가 필요한 C형간염환자가 6만명에 이른다.
•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에는 약 120만명의 C형간염환자가 있다. 7월 28일 C형간염환자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대통령에게 국가적 프로그램을 승인하고 예산을 배정할 것을 촉구했다.
• 키르기즈스탄
7월 24일 보건부와 특허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특허법을 바꾸어 우리의 생명을 연장하라”, “로슈는 약값을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키르기즈스탄에는 22만명의 C형간염환자가 있다. 보건부의 상급 공무원과의 면담 결과 보건부는 제약회사와 약가인하협상을 할 권한이 없다고 밝히고, 제약회사에게 약값을 인하하라고 권고를 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환자들은 로슈와의 협상이 우선되어야한다고 촉구했다.
• 아르메니아
-HepCoalition: World Hepatitis Day – Actions Worldw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