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보다보면 우리는 저작권에 관한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들 뉴스의 대부분은 인기 있는 대중가요를 창작한 일부 작곡가들이 1년 혹은 1달 또는 일정시기 동안 수십억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저작권 수익을 벌어들인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왜 뉴스가 되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지만 분명한건 이런 뉴스들이 저작권에 관한 담론으로써 많든 적든 사회적인 영향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참고가 될까 해서 최근 몇몇 뉴스들을 소개한다.
- [조선일보] ‘2집’ 장범준, ‘벚꽃 에딩’ 저작권료 46억원…강남 대치동 빌딩까지?(2016년 3월 25일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25/2016032500986.html>
- [세계일보] 용감한형제, 입이 쩍 벌어지는 수입 보니…“저작권료만 한 달에 20억?” 헉(2015년 12월 19일자)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5/12/29/20151229003584.html>
- [동아일보] 김이나, 작사가 저작권료 수입 1위···20억 박진영과 비교하니? ‘대박’(2015년 11월 20일자)
<http://news.donga.com/3/all/20151120/74908480/1>
- [세계일보] (단독) 박진영, 지난해 랭킹 1위로 저작권료만 20억원 가까이 받아(2015년 11월 12일자)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5/11/12/20151112002563.html>
이런 기사들이 저작권 담론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와서 딱히 진위를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부분은 ‘무엇이 이런 담론 생산의 원인과 계기가 되었을까?’ 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담론이 변화한 흔적을 간략하게나마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2006년 정부는 현행 저작권법의 골자가 된 저작권법을 지적재산권 챕터에 포함하고 있는 한미 FTA 체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저작권을 둘러싼 새로운 산업적 환경을 인위적으로 구성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것이 가장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영역 중 하나가 다름 아닌 대중음악의 저작권 부분이었다.
가장 근본적인 첫 번째 변화는 우선 대중에게 ‘무료’로 음악을 서비스 했던 벅스뮤직과 소리바다가 2005년과 2006년을 기점으로 전면 유료로 전환 된 것이었다. 이는 직접적으로 대중들이 음악을 무료로 청취하거나 음원의 형태로 취득해 소유할 수 있는 경로를 차단했다. 그리고 한미 FTA 체결 직후인 2007년 8월 저작권법 개정으로 국가단위의 저작권 정책과 관리를 총괄 자문·조율하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주도로 음악저작권신탁관리단체와 공중파 방송국인 KBS 등이 ‘디지털저작권 유통체계 활성화 추진 협약’을 체결했고 이어서 같은 해 12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음악저작권 신탁관리단체들과 엠넷미디어와 같은 미디어-유통 자본까지 결합해 ‘불법음원근절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했다.
– [연합뉴스] 소리바다 “합법적 서비스 위해 노력”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00880998>
- [머니투데이] 벅스, 이용자 이탈..본격 내리막길
<http://news.mt.co.kr/mtview.php?no=2005010609544692425&type=1>
- [한국경제] ‘소리바다’ 유료화 될 듯..“운영자는 무죄, 이용한 네티즌은 유죄”(2005년 1월 12일자)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5011216111&intype=1>
- [연합뉴스] 음악단체들 ‘불법음원근절국민운동본부’ 발족(2007년 12월 4일자)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01&aid=0001846230>
- [경향신문] (기고) 불법음원 근절 ‘불끈운동’, 박광원 엠넷미디어 대표(2008년 2월 14일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2141802045&code=990304>
대중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된 것은 바로 여기서 부터다. 정부는 2007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당시의 정보통신부 공무원과 심지어 지방자차단체 공무원에게 까지 특별사법경찰권을 도입해서 대중음악을 포함한 모든 불법복제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활동을 벌였다. 이런 단속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냐면 웹하드를 통해 많은 양의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창작물들을 업로드 해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소위 헤비 업로더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일반 시민들이 영리적 목적 없이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방문자들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목적으로 음악 파일을 업로드 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서까지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한 2009년부터는 정부는 방송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유명 연예인들을 앞세워 (사실상 다운로드 자체는 불법행위가 아님에도)불법다운로드를 하지 말자는 취지의 ‘굿다운로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이런 지난 상황은 돌이켜 보면 디지털 환경에서 정부가 저작권 관련 시장을 견고하게 형성하는 과정에서 시민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취했던 ‘처벌(공포)와 설득’의 전략이라 해도 큰 무리는 아니다.
- [YTN] “저작권 침해 업체 형사책임 엄격하게”(2008년 1월 1일자)
<http://www.ytn.co.kr/_ln/0103_200801011026023244>
- [연합뉴스] 부산경찰, 불법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자 적발(2008년 1월 3일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1880303>
- [미디어오늘] 저작권법 위반 31개 P2P·웹하드 업체에 과태료 부과(2008년 1월 4일자)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169>
- [동아일보] UCC는 불법천지···“동영상 서비스 80%가 저작권 위반상태”(2008년 1월 9일자)
<http://news.donga.com/3/all/20080109/8531586/1>
- [YTN] 다운로드 한 번으로 고소당하는 아이들(2008년 3월 20일자)
<http://www.ytn.co.kr/_ln/0103_200803202157566431>
- [뉴시스] 저작권법 고소 남발···전과자 양산(2008년 3월 23일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2015672>
- [YTN] 경미한 저작권법 위반 청소년…처벌 대신 교육(2008년 6월 24일자)
<http://www.ytn.co.kr/_ln/0103_200806241328117236>
- [아시아경제] “불법복제 나하나 쯤이야”..문화산업엔 치명타(2008년 7월 9일자)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08070915213689668>
- [동아일보] 불법복제물 게재 사이트 강제 폐쇄
<http://news.donga.com/3/all/20080717/8603726/1>
- [뉴시스] 저작권 사냥 변화, 블로그 음악 주의(2008년 8월 10일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3&aid=0002230513>
- [뉴시스] 저작권 피소 학생 폭증···교육청 ‘속수무책’(2008년 9월 15일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3&aid=0002281520>
- [YTN] ‘음원 불법 유통’…NHN·다음 압수수색(2008년 10월 7일자)
<http://www.ytn.co.kr/_ln/0103_200810072018227372>
- [강원일보] 중학생 딸에게 날아온 ‘출석요구서’(2008년 7월 8일자)
<http://www.kwnews.co.kr/nview.asp?s=501&aid=208070700087>
- [제주일보] 어느 날 경찰이 “출두하라”(2008년 8월 22일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4&aid=0000089938>
- [뉴시스] 저작권법 피소자 25% 청소년···2년새 38배 폭증(2009년 2월 22일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3&aid=0002538162>
- [한겨레] ‘불법파일 공유’ 카페지기에 첫 징역형(2009년 4월 5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48307.html>
결국 소비의 방식 이외의 다운로드는 불법이며 사소한 업로드도 처벌된다는 이런 식의 훈육은 대중과 창작물이 관계 맺는 방식을 오직 시장의 교환관계로 고정시켰다. 문화적 창작물은 이제 창작자 사후 70년까지 소진되거나 변질되지도 않는, 의도하지 않는 한 자연적인 가격의 하락도 없는 완전한 상품으로 창작자와 대중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짧지만 강력했던 일방적인 훈육의 담론들 이후에 등장한 최근의 저작권 담론은 이제 이전에는 없었던 부와 풍요의 언표들을 대중들 앞에 늘어놓고 있는 중이다.
이런 오늘의 담론은 두 가지 명확한 부작용이 있는데, 우선 문화적 창작물들이 완전한 상품의 하나로서 시장에 존재하며 오로지 소비를 통해서만 사회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물상화한 의식을 계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저작권 산업이 창작자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와 소비자로서 대중의 도덕적 만족감이 등가교환을 통해 도달될 수 있다는 환상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것이 곧 산업적 발전과 국부로 연결된다는 또 다른 환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