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재산권 vs 농민·지역공동체의 권리, 누가 생물다양성을 보존할 것인가
– WTO TRIPs 협약의 의미와 제3세계의 저항
허남혁(IPLeft,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연구간사)
I. 들어가며
생명공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생물다양성자원(생물자원,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까닭에, 이를 둘러싼 국가간 갈등도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 모든 문제는 생물다양성자원 분포의 편재에서 비롯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은 기술을 보유(전세계 특허의 97%를 보유)한 반면 자원이 없으며, 후진국들(열대지역 제3세계)에 전세계 생물다양성 자원의 90%가 분포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를 이용할 기술이 없다(ActionAid, 1999). 따라서 선진국과 다국적기업들은 이를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하여 특허제도를 통하여 생명특허를 보호하려 하는 반면에, 제3세계 국가들은 이를 결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생물자원의 새로운 식민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WTO TRIPs 협약을 놓고 벌이고 있는 최근의 국제적 논쟁은 이러한 배경으로 벌어지고 있는 한 편의 각축장이라 할 수 있다. 이 협약은 21세기에 생물다양성 자원의 이용방식을 결정하게 될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되고 있으며, 그 이용방식을 결정짓는 제도가 독점적 특허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제3세계(농민과 지역공동체)의 권리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갈 것인가는 제3세계 국가들의 사회경제적 사활이 걸린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선진국들은 특허제도를 통해 생물다양성 보호와 함께,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생명공학기술의 증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제3세계 국가들은 특허제도는 생물다양성 보호라는 절대 명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해가 될 뿐이라고 강력하게 비난{{) 지난 녹색혁명 때에도 잘 나타났듯이, 지적재산권에 기반한 제도는 농업 다국적기업들로 하여금 이윤창출 가능성이 큰 몇 종의 종자만을 대량생산하고 이를 전세계적으로 보급시킴으로써, 지역 내의 특수하고 다양한 생물다양성의 풀(pool)에 커다란 위협을 가져온다는 논리이다(Dutfield, 1999)
}}(생물해적질(biopiracy)이라는 이름으로)하면서, 따라서 그동안 생물다양성을 관리하고 보호해 온 토착공동체에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생물다양성 자원을 지속적으로 보호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계에서도 선진국의 주장을 대변하는 일부 신자유주의적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생물다양성 이용에 있어서의 공정한 원칙과 제도 확립을 강조하면서, 공유자원 보호에는 사유재산권 부여보다는 자발적인 공동관리가 주효하다는 각종 연구결과들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
이 글에서는 TRIPs 협약과 관련한 쟁점들을 살펴보고, 21세기의 제3세계 생물다양성 보호 방향에 대하여 모색해 보도록 하겠다.
II. TRIPs 협약의 의미 및 쟁점
TRIPS 협약 중에서도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다음 조항들로 구성되어 있는 27조 3항 (b)이다.
{{{{27.3 Members may also exclude from patentability:
(b) plants and animals ① other than micro-organism, and essentially biological processes for the production of plants and animals other than non-biological and microbiological processes. However, Members shall provide for the protection of plant varieties ② either by patents or by on effective sui generis system or by combination thereof. The provisions of this subparagraph shall be reviewed ③ four years after the date of entry into force of WTO agreement.
}}
}}
이 27조 3항(b)은 크게 두 가지 쟁점거리를 담고 있다.
첫째는 생명특허의 허용 범위에 관한 것으로써, 위의 조항 중에서 ①에 해당한다. 선진국들(미국과 EU)은 동식물이 배제될 수 있는 조항에 대하여, 그것까지도 특허의 범위에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제3세계 국가들은 미생물, 그리고 비생물학적/미생물적 과정이 특허가능하다는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모든 생명특허가 부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는 식물품종 보호에 있어서의 Effective sui generis system의 해석에 관한 것으로써, 위의 조항에서는 ②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효과적인 독자적 체계(of its own)로 해석될 수 있는 이 부분에 대하여, 선진국들은 이를 UPOV{{) 유럽 국가들 간에 1961년 창립된 식물신품종보호연맹(The Union for the Protection of New Plant Varieties)로서, 육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
}}로 한정시켜 적용하고자 한다. 즉 sui generis system은 UPOV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제3세계 국가들은 말 그대로 국가별로 독자성과 고유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대하여 제3세계 국가들의 대응은 약간씩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농민과 공동체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려고 노력중인 국가가 있는 반면(인도), 2000년 시행에 앞서 무역제재를 피하기 위하여 UPOV에 서둘러 가입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UPOV와 WIPO, WTO는 제3세계 국가들을 UPOV에 가입시키기 위하여 1999년에 전세계적인 로드쇼(설명회)를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95년 TRIPs 출범 당시 27개국(24개국이 선진국)이었던 것이, 99년 5월까지 가맹국이 43개국(11개 개도국)으로 늘어났다. 한편 UPOV는 91년에 새로 개정되면서 많은 부분에 있어서 보호가 강화되었는데, 현재 가입하려면 UPOV \’91에 가입해야 한다. 즉 UPOV \’78의 가입은 1999년 4월로 마감되었으며, 그 때문에 볼리비아, 케냐, 중국, 브라질, 파나마가 마지막에 UPOV \’78에 가입한 바 있다.
<표> 1999년 5월 현재 UPOV 가맹국
{{{{UPOV \’78
}}{{UPOV \’91
}}{{호주, 오스트리아,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중국, 콜롬비아, 체코, 에콰도르, 핀란드, 헝가리, 일본, 케냐, 멕시코, 노르웨이, 파나마, 파라과이, 폴란드,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트리니다드토바코, 우크라이나(23개국)
}}{{벨기에, 불가리아,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스라엘, 이탈리아, 몰도바, 네덜란드, 뉴질랜드, 러시아, 남아공,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 미국(19개국)
}}
}}
출처: GRAIN, "UPOV on the War Path", Seedling, 1999. 6
<표> UPOV 1978과 1991, 특허법률 하의 육종자 권리(PBR) 관련 주요 조항들의 비교
{{{{조 항
}}{{UPOV 1978
}}{{UPOV 1991
}}{{특허 법률
}}{{보호 대상
}}{{국가가 규정한 품종
}}{{모든 종, 속의 식물품종
}}{{발명
}}{{요 건
}}{{구별성(distinctness)
균일성(uniformity)
안정성(stability) -> DUS
}}{{신규성(novelty)
구별성(distinctness)
균일성(uniformity)
안정성(stability)
}}{{신규성(novelty)
독창성(inventiveness)
비모호성(noobviousness)
}}{{보호 기간
}}{{최소 15년
}}{{최소 20년
}}{{17-20년(OECD)
}}{{보호 범위
}}{{생식물질의 상업적 이용
}}{{품종의 모든 물질의 상업적 이용
}}{{보호대상의 상업적 이용
}}{{육종자의 면제
}}{{인 정
}}{{모든 유래 품종들에 적용되지는 않음
}}{{불인정
}}{{농민의 \’특권\’
}}{{인 정
}}{{불인정(국내법에 따라)
}}{{불인정
}}{{이중보호 금지
}}{{PBR 보호가 가능한 종은 특허될 수 없음
}}{{-
}}{{-
}}
}}
출처: The Crucible Group, 1994: 103
여기서, UPOV \’78과 UPOV \’91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UPOV \’91은 위의 표에서 보듯이 여러 가지 점에서 강화됨으로써, 특허제도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이중보호 금지조항이 없어짐으로써, 실제로 육종자의 권리(PBR)에 특허를 부가하여 허용하고 있다. 또한 UPOV \’78은 상업적 판매, 품종의 생식/가식부위의 판매에 대해서만 PBR을 인정했으나, UPOV \’91은 모든 물질에 대해, 그리고 판매, 수출입, 저장을 위한 제공도 불가하게끔 보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UPOV \’91은 육종자의 권리를 농민의 수확에까지 확대시킴으로써, 종자수확권리에 대한 심각한 제한 (국가에 따라)을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육종자의 배타적 권리를 유래품종에까지 확장함으로써 육종시 원료 물질에 대해서도 보호를 인정함으로써 사실상 특허제도와 다름없게 되었다.
현재 개도국 농민들의 10%만 종자를 구입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 상황에서, UPOV와 TRIPs가 국제적으로 정착된다면 이들의 생계농업과 생존권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며, 나아가 이들 국가의 식량주권에 심각한 위협을 미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와 같이 특허제도나 다를 바 없는 UPOV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키고 이를 TRIPs 해석과 연결시킴으로써,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려고 하고 있으며, 반면 개도국들과 전세계 시민단체들은 그에 대하여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1999년의 TRIPs review
27.3(b)의 ③부분에 의하여, TRIPs의 27.3(b)에 대하여 1999년 재검토를 하기로 되어 있다. 선진국들(미국)은 전반적인 문구에 대한 검토 및 개정이 아닌, 이행 절차상의 조율에 불과하다고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하고 있는 반면, 제3세계 국가들과 시민사회에서는 부당한 조문을 개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포괄적인 개정을 위하여 활발한 움직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갈등으로 인하여 1999년 review는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그에 따라 1999년 review 이후 2000년부터 일정이 진행되기로 한 계획은 늦추어질 것으로 보이며, 2000년 TRIPs에 대한 전반적인 review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1995년 1월 효력 발효
1996년 1월 선진국들의 의무 시행
1999년 27.3(b)의 재검토
2000년 1월 개도국들의 의무 시행
2006년 1월 최빈국들의 의무 시행
}}
}}
<표> 1999년 9월 TRIPs 재검토에 대한 각국의 공식적인 입장
{{{{이해 당사자
}}{{특 허 (생명체 및 생물학적 과정)
}}{{Sui Generis (식물품종)
}}{{베네수엘라
}}{{- 집합적 권리 인정 필요에 기반하여, 2000년에, 원주민과 지역공동체의 전통지식에 대한 강제적 지적재산권 보호체계 도입
}}{{케냐를 대표로 하는
아프리카 그룹
}}{{- 재검토의 확대 + 추가적인 5년의 이행기 연장
– 동식물, 미생물, 일부분, 자연적 과정이 특허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재검토를 통해 분명히 해야 함
}}{{- 재검토의 확대 + 추가적인 5년간의 이행기 연장
– Sui Generis 법률은 공동체의 권리 보호, 농민의 관행 지속, 식량주권 위협하는 반경쟁적 관행 방지를 허용해야 함
– TRIPs와 CBD, FAO의 조화
}}{{최빈국(LDC) 그룹
}}{{- 자연발생적인 동식물 및 그 일부, 그리고 생물학적인 과정은 특허될 수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명확히 해야 함
– 원산지 국가에 대한 사전 고지승락 없이 특허부여 불가조항 삽입
– CBD 15조와 부합하지 않는 특허는 인정 불가
– 이행기 연장 필요
}}{{- Sui Generis 조항은 각국의 종자공급체계에 맞도록 탄력적이어야 함
– 이행기 연장 필요
}}{{자메이카, 스리랑카, 탄자니아, 우간다, 잠비아
}}{{- 원산지 국가 및 지역공동체에 대한 사전 고지된 동의(PIC) 없는 식물 특허 반대
}}{{
}}{{SAARC
}}{{- WTO는 생물해적질을 막고 농민들의 권리를 박탈하지 않도록 TRIPs를 개정해야 함
}}{{E U
}}{{- 조항 약화 반대
– 이행기 연장 반대
}}{{- UPOV 91의 TRIPs 삽입을 원칙적으로 지지
}}{{미 국
}}{{- 동식물 배제조항 삭제함으로써 모든 국가에서 특허가능해야 함
}}{{- UPOV 91의 TRIPs 삽입을 강제
}}
}}
출처: MASIPAG, TEBTEBBA Foundation, GRAIN, 1999, Patenting Life? A Primer on the TRIPs Review.
III. FAO, CBD와 농민(지역공동체)의 권리
현재 국제적으로는 국제식량농업기구(FAO)와 생물다양성협약을 통하여 농업생물다양성 문제에 대하여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이 절에서는 그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diversity / CBD)
생물다양성협약은 1992년 리우회담에서 결정되어 1994년 발효되었으며, 170개국이 비준(미국은 제외{{) 지적재산권에 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
}})한 국제적 협약이다. 협약문을 보면 협약의 3대 목적으로 3대 목적 1) 생물다양성의 보전, 2) 그 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 3) 공정하고 형평서 있는 이익 분배를 들고 있어서, 농업생물다양성에 대한 선진국과 제3세계 간의 공정한 이용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TRIPs는 이러한 CBD의 목표 달성에 대한 문제들을 다루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CBD의 목적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으로 제3세계 및 시민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는 자유무역 논리와 환경보전 논리와의 충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전문가들과 학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그 타협 및 TRIPs의 문제점들을 개선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표> CBD의 핵심 골자
{{{{ 모든 국가들은 자신의 유전자원에 대한 주권을 가진다(1조) – 이는 한 국가가 특허를 부여하도록 강제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모든 당사국들은 생물다양성과 전통지식에 대한 지역과 토착공동체의 권리를 보호하고, 생물다양성에 대한 지속가능한 이용을 증진해야 한다(8j조).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은 사전통보승인(Prior informed consent: 15조))과 이익의 균분(equitable sharing of benefits: 8조 j)에 기반해야 한다. TRIPs는 이를 위한 어떠한 메카니즘도 요구하고 있지 않다.
IPR은 협약의 목적에 반해서는 안된다(16.5조). 하지만 사실상 IPR과 TRIPs는 협약의 목적을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
}}
출처: MASIPAG, TEBTEBBA Foundation, GRAIN, 1999, Patenting Life? A Primer on the TRIPs Review.; GRAIN, "The International context of the sui generis rights debate", Signposts to sui generis rights, 1998.2
FAO의 식량및농업유전자원위원회(FAO Commission on Genetic Resources for Food and Agriculture)
FAO의 식량및농업유전자원위원회에서는 식량 및 농업유전자원에 대한 international undertaking을 요구하는 자발적인 협약을 다루고 있다. 100개국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이 작업은 CBD와 유사하나, 농업생물다양성과 농업공동체에 특히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협상될 경우 이는 CBD에 대한 구속력을 갖는 의정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물다양성 협약 내의 한 장(농업 관련)으로서, 여기서는 농민의 권리와 함께, 접근 및 이익균분의 조건을 확립하며, 지역공동체의 권리 및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이 농민의 권리(Farmer\’s Right)인데, 이는 1985년 FAO 식물유전자원위원회에서 나온 개념으로, 92년 리우회의에서 인정되어 Agenda21에도 등장한 개념이다. 수만 년 동안 식물유전자원을 보전, 개량시켜온 농민들의 집합적인 공헌을 육종자의 권리(PBR)보다 적지 않게 인정하여 그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개념으로써, 농민의 권리는 개별적인 농민권리 – 보상차원의 – 로서의 IPR이 아니라, 집합적이고 초세대적인 권리로, 농민들의 기본적인 권리들 – 토지에 대한 권리, 토지이용권 보장, 종자의 수확·저장·교환 – 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농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sui generis system이 국가 및 국제적으로 인정되어야 함을 제3세계 국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IV. 누가 생물다양성을 지킬 것인가 – 생물다양성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전지구적 갈등과 투쟁
제3세계 국가들은 TRIPs를 CBD와 FAO에 맞도록 개정하거나, TRIPs를 아예 WTO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전세계 시민단체들도 그에 동참하여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 나가고 있다. 한편 인도{{) 인도는 최근 생물다양성 법안을 입법고시함. 이 법안에서는 인도의 국부를 빼앗는 행위를 제한하고,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함으로써, 생물다양성 협약의 목표와 내용을 실질적인 국내법으로 전환하려고 한 시도임
– 지역공동체의 권리 및 참여 보장, 유전자원 유출 금지, 이에 대한 IPR 원할 때는 사전 승인 필수, 토착지식 보호, 생명공학의 위험성에 대한 적절한 규제, 주민들의 위반발견시 법정신고권 부여 등(GRAIN, 1999.3, "India\’s Biodiversity Act: a bold step forward?",Seedling \’99.3)
}}와 같은 국가에서는 Sui generis system을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표> Sui generis 체제의 발전방안들
{{{{방 안
}}{{내 용
}}{{공동체의 지적재산권
}}{{지역공동체에 IPR을 부여하는 것으로 장단점이 공존하는 방안
}}{{공동체의 지적권리(CIR)와 집합적 권리
}}{{인도와 필리핀에서 법제화 중 – 공동체의 권리를 보호
}}{{PVP(식물품종보호)의 무력화(polluted PVP)
}}{{PVP를 인정하면서, 공동체나 농민의 권리를 확립
}}{{포괄적인 생물다양성 법제도
}}{{생물다양성에 대한 공동체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메카니즘을 통합한 법을 제정
}}{{부문적인 공동체 권리 체제
}}{{지역삼림, 약용식물, 전통지식 등 부문별로 별도의 보호체계 확립
}}{{헌법 개정
}}{{생물다양성에 대한 공동체의 권리를 명시 – 인도, 태국, 나미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민중들의 행동
}}{{지역공동체에 지역의 생물다양성과 지식을 등록, 종자은행 설립
}}
}}
출처: GRAIN, "Strategy ideas for the 1999 TRIPs review & beyond", Signposts to sui generis rights, 1998.2를 근거로 작성
선진국들(미국)은 WTO 협상을 통하여 TRIPs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Lourie, L., 1998)하고 있다. TRIPs는 생물다양성 관련 지적재산권을 보호함으로써, 산업의 이익을 보호하고 기술혁신 촉진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27.3(b)조의 강화(동식물 특허 증진)를 주장하면서 sui generis system 채택하려는 국가는 UPOV와 부합하는 제도를 갖출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CBD(미국은 회원국 아님)와의 조율을 반대한다.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라는 이유(시간 소요, 합의 필요)와, CBD와 TRIPs가 충돌하지 않는다고 본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리고 특허 및 PVP에 대한 국제적인 다자간 협의를 위해 적절한 유일한 장은 WTO, WIPO, UPOV이며, FAO는 이러한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정부간 조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이들은 지적재산권체계는 사회적/도덕적 정책목표 달성수단을 위한 적절한 도구가 아니라고 보며, 이는 정부 내의 규제기관이 담당해야 할 몫이지 국제적인 기구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학계와 환경 및 농업관련 국제기구 전문가들은 생태정의의 관점에서, 명백히 불공정한 현재의 특허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누가 봐도 공정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즉 CBD와 TRIPs 조항 사이의 충돌 및 갈등부분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물다양성 협약의 부속 의정서로서 이번 1월 몬트리올에서 타결된 생명공학안전성의정서(Biosafety Protocol)에서도 나타났듯이, 이러한 갈등은 결국 WTO로 대표되는 자유무역 옹호 논리와 생물다양성 협약(CBD)로 대표되는 환경정의 옹호 논리가 국제적인 무대에서 심각하게 충돌하고 있으며, 이는 크게 보면 특허제도와 자유무역을 통하여 지속적인 이윤확보를 목표로 하는 다국적기업 및 선진국들과, 이에 대하여 생존권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대항하는 제3세계 국가 및 전세계 시민사회 간의 갈등구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생명공학안전성의정서에서도 CBD가 WTO에 종속되지 않는 동등한 관계라는 것이 조문화됨으로써 시민사회의 요구가 상당 부분 관철되었듯이, 누가 봐도 불공정한 현재의 미국과 EU 등의 선진국들의 주장은 앞으로의 협상과정들을 통하여 상당부분 완화되고, 제3세계 및 시민사회의 요구와 타협될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과 몬트리올에서 나타났듯이 전세계적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상당히 커졌기 때문이다.
<표> WTO에서의 투쟁 전략
{{{{방 안
}}{{내 용
}}{{생명체에 대한 완전한 특허배제 도입
}}{{ 동식물, 미생물, 식물품종에 대한 특허 완전 배제 – "No Patent on Life!"
}}{{"However"이하 문장의 완전한 삭제
}}{{ –
}}{{IPR 진입장벽의 강화
}}{{ IPR 보호가능공간 아닌 공간 – "public domain" – 을 확장하는 것으로, 조항에 공공영역에 대한 명시적 문구를 삽입
}}{{CBD 맥락 및 기준의 TRIPs 적용
}}{{ 생물다양성에 대한 특별한 고려(농민 및 공동체의 권리)를 TRIPs에 삽입, TRIPs에 대한 CBD의 우월성 확보
}}{{TRIPs에 인권 적용
}}{{ 인간에 대한 특허 배제
}}{{WTO 및 TRIPs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환경(사회)영향평가의 수행
}}{{ CBD, FAO, WIPO 등의 기구들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하고 "사전예방원칙"을 고려하는 공정한 평가를 수행(Dutfield 1999)
}}
}}
출처: GRAIN, "Strategy ideas for the 1999 TRIPs review & beyond", Signposts to sui generis rights, 1998.2를 근거로 하고 추가 자료를 보완하여 작성
V. 우리나라에 대한 함의
우리나라는 99년 여름 최종 협의를 마치고 UPOV에 1999년 말까지 가입하려 했으나, 법률검토작업이 지연되어 2000년 3월 경에 가입할 예정에 있다. 이는, 다른 제3세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무역제재조치를 받기 전에 서둘러 기한 내에 가입하려 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종자산업법]이라는 독자법이 1995년 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UPOV에 가입하더라도, 정부는 우리나라의 종자산업 발전과 수출을 위해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더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황은 농림부 자료에서 가입추진 배경으로 "국내적으로는 종자산업 육성과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해 품종보호제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TRIPs 협정에서 품종보호를 위무화하고 UPOV 가입국이 증가"되는 것을 들고 있는 것에서 드러난다(농림부 식량생산국, 1999.9).
종자산업법 제12조∼제16조에는 품종보호의 요건으로 신규성, 구별성, 균일성, 안정성을 들고 있어서, UPOV \’91과 이미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법 제58조 2항에는 "농민이 자가생산을 목적으로 자가채종을 할 때에는 농림부장관은 당해 품종에 대한 품종보호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서 농민의 자가채종권을 보장하고 있다(다만 시행령 제35조에는 농민의 자가채종권에 대하여, "농민이 자가채종하는 때에 품종보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범위는 당해 농민이 경작하고 있는 포장에 심을 수 있는 최대 종자량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으로 볼 때, UPOV \’91에 가입되더라도 농민의 자가채종권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미 종자산업이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하여 대부분의 종자를 농민들이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GMO 문제와 관련하여 고려한다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농업생물다양성 보존 및 토종종자 보존 문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농촌사회의 건설과 관련하여, 그리고 국제적인 시민사회의 연대와 관련하여 앞으로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우리나라의 종자시장은 정부가 장악하고 있는 주곡작물과 다국적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채소종자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식량주권과 관련된 주곡작물 종자의 개발 및 보급을 공공부문에서 책임을 갖고 있어 온 탓에 다국적기업들에 의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회 각 부문의 민영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와 다국적기업들의 시장확대 압력을 고려한다면 언제 이 부문도 민영화될 지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종자주권\’이라는 말도 있듯이, \’식량주권\’의 수호를 위하여 종자주권은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다. 종자만큼은 반드시 공공부문의 몫으로 남겨 두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하여 정부와 시민사회에서 여러 가지 노력들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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