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 보는 지적재산권> 머리말

평등한 정보사회를 위하여

2000년 여름에 발간된 {디지털은 자유다}에 이어서 {왼쪽에서 보는 지적재산권}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3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먼저 공유지적재산권연구모임이 정보공유연대로 이름을 바꾸고 더욱 조직적인 활동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미숙하고 미흡하기만 합니다만,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많은 활동을 펼치고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우려했던 대로 지적재산권은 그 동안 더욱 더 강화되고 확장되었습니다. 이용권과 소유권의 대립이라는 명제 자체가 희석화되고, 오로지 소유권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가 검토되고 정책이 수립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지적재산권의 모순에 더욱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번의 연구성과는 쉽게 출판할 수 있었는 데, 이번의 연구성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접촉한 출판사들은 {디지털은 자유다}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이유로 이번의 연구성과를 출판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디지털은 자유다}조차도 2000년 여름에 한번 찍고는 그 뒤에 한번도 새로 찍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그 책을 보고 싶은 사람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거나 복사집에서 복사해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의 연구성과는 애초에 정식으로 출판되지도 못하고 이렇게 한정된 부수의 복사본으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지적재산권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에 비해서 세상의 관심은 갈수록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변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지적재산권의 모순에 주목해서 그것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는 우리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회사생활이며 단체생활로 바쁜 와중에도 자료를 모으고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구체적인 문제들을 검토해서 대응책을 세웠습니다. 그 결과로 다시 한번 이렇게 소중한 연구성과를 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적재산권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것은 커다란 돈벌이의 수단이기에 앞서서 우리의 인권을 억압하는 덫일 수 있습니다. 지적재산권이 더 큰 덫이 되는 것을, 더 무서운 이빨을 달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을 꼼꼼히 읽고 함께 토론하고 문제를 찾고 대책을 세우고 실천합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평등하게 사는 정보사회를 만듭시다.

 

 

2003년 5월 5일
정보공유연대 IPLeft 대표 홍성태

 

 

 

첨부 파일 과거 URL http://www.ipleft.or.kr/bbs/view.php?board=ipleft_5&id=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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