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공개소프트웨어 운동의 의미와 전망

자유/공개소프트웨어 운동의 의미와 전망
- GPL/BSD/MPL의 생태계

이철남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해연컨설팅 대표)

\’공유 정보 영역(Public Domain)\’의 확대에 대해서는 (기존의 저작권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일부 국가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각국 정부가 자유/공개소프트웨어(Free/Open Source Software : FOSS)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하나의 사례입니다. \’공유 정보 영역\’의 확대를 위해서는 결국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정보 공유의 여러 모델들을 실험하고,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 역시 하나의 중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공유 정보 영역\’이 정부가 생산한 공공 정보 역시 포함하고 있다고 했을 때, 공공 정보의 생산 및 접근을 확대하는 것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 중의 하나입니다. (오병일님의 편지 中에서)

1. 빌게이츠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FOSS 소프트웨어 생태계
최근 수년간 GNU/리눅스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한 자유/공개소프트웨어(Free/Open Source Software : FOSS) 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각국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 빌게이츠를 비롯한 MS의 최고 경영진들은 FOSS, 특히 GPL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산업의 생태계(ecosystem)를 파괴하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각국 지도자들에게 이를 받아들이지 말 것을 요구하며 전세계적인 로비를 펼치고 있다. 여기서 필자의 관심은 ‘생태계’란 용어이다. 사전적 의미로 생태계란 일정한 지역의 생물 공동체와 이들의 생명 유지의 근원이 되는 무기적(無機的) 환경이 서로 복잡한 상호 의존 관계를 유지하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체계를 말한다. 아마도 빌게이츠의 주장은, MS․Adobe․IBM 등 상용 소프트웨어업체들과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제도적 기반( 특히 지적재산권제도)이 서로 복잡한 상호 작용을 통해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함부로 나서지 말라는 의미일 것 같다. 보호가치가 있음을 의미하는 ‘생태계’란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MS를 주축으로 하는 현재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계속 유지하고픈 마음일 게다.
필자는 빌게이츠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와는 다른 하나의 생태계를 얘기하고자 한다. (생태계란 단어를 남용한다는 생각에 썩 내키지는 않지만 적절한 반박논리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기에 부득이 사용하고자 한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자유/공개소프트웨어의 생태계일 테지만, 이를 각자의 특징을 가진 작은 생태계로 나누어 GPL/BSD/MPL의 생태계로 부르고자 한다.

2.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略史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운동의 기원은 1980년대 초반 소프트웨어의 상용화 및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제한에 반대하여 리차드 스톨만(Richard Stallman)이 자유소프트웨어 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을 만들고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그 이후 1990년대 들어서면서 인터넷과 더불어 리눅스 커널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토대로 상용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1998년 Open Source Initiative(OSI)이 만들어졌다. 때를 같이 하여 MS의 익스플로러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던 넷스케이프사가 웹브라우저의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으며, Sun․IBM 등 하드웨어 업체들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이 시작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에서 미국 중심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극복하고 자국의 소프트웨어 기술수준향상 및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3. FOSS 생태계의 규범 – 라이센스
빌게이츠의 생태계에서 개별 생명체, 즉 소프트웨어업체들을 움직이게 하는 근본 요인은 경제적 동기이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저작권법을 중심으로 한 지적재산권법체계이다. 생태계 내에서의 규범이라 할 수 있는 상용 라이센스는 지적재산권법의 강력한 보호덕분에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이용자들을 소프트웨어업체들에 종속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FOSS의 생태계는 조금 다르다. 여기에서 개별 주체들의 관심은 동료로부터의 인정, 개인적 명성, 개발능력 향상, 자아 만족, 경력관리 등 다양하다. (혹자는 ‘signaling incentiv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한편으로는 빌게이츠의 생태계( ’자본주의‘ 또는 ’상업주의‘) 자체가 싫기 때문에 FOSS 생태계로 옮겨온 경우도 존재한다. 물론 경제적 동기도 함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FOSS에서의 규범은 이들 다양한 부류를 만족시키기 위해 BSD 라이센스, GPL, MPL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존재한다.(이를 정리한 것이 Open Source Definition : OSD이다) 요지는  소프트웨어 이용자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겠다는 점이다. 그것도 현행 지적재산권제도체계 내에서. (최근 WIPO 내에서 FOSS에 대해 논의조차 못하게 하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빌게이츠의 생태계가 위험하긴 한가 보다)

2003년 7월 현재 Sourceforge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을 라이센스별로 분류한 통계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GNU GPL, LGPL 및 BSD 라이센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GPL, LGPL, BSD 라이센스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개발자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라이센스의 분석이 선행되어야 함을 잘 말해준다.

라이센스별 프로젝트 진행상황

l    Other/Proprietary License (771 projects)
l    Public Domain (1264 projects)
l    OSI Approved (42138 projects)
     GNU General Public License (GPL) (29940 projects)
     GNU Library or Lesser General Public License (LGPL) (4445 projects)
     BSD License (2914 projects)
     Artistic License (1018 projects)
     MIT License (714 projects)
     Apache Software License (696 projects)
     Mozilla Public License 1.0 (MPL) (253 projects)
     Mozilla Public License 1.1 (MPL 1.1) (404 projects)
     zlib/libpng License (200 projects)
 Qt Public License (QPL) (190 projects)

4. FOSS 생태계의 변화와 한반도의 소프트웨어 생태계
생태계의 규범 즉 라이센스만을 비교해 보면 소프트웨어 이용자의 경우 FOSS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다만 FOSS는 주로 숙련된 사용자(주로 개발자 또는 관리자이면서 사용자이다)를 대상으로 운영체체, 서버 등 시스템 프로그램 분야에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일반사용자에게 친숙한 응용프로그램은 아직 부족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여하튼 주요 사용자라고 할 수 있는 각국 정부 등 공공부문, IBM․HP 등 하드웨어 제조업체 등이 적극적으로 FOSS 생태계에 뛰어 들었으며, 기존의 상용 소프트웨어업체들도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그들 제품을 FOSS 생태계에 맞추어 변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AP, 오라클 등이 리눅스기반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적절한 예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PDA, 홈네트워크 등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리눅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흐름을 요약하자면 GPL 생태계를 주축으로 비상업적인 성격을 지녔던 FOSS 생태계에 자본주의적 요소가 추가되면서 점점 상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5. SCO v. IBM 리눅스 소송
2003년 3월 유닉스 관련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SCO는 IBM이 유닉스 운영체제와 관련된 업무상 기밀을 노출시켜 리눅스 기능을 개선시키는데 사용함으로서 자사와 맺은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는 내용으로 10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으며, 이후 전세계 1500개 대기업에 리눅스를 계속해서 사용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메일을 발송하였다. 그 이후 SCO그룹의 전신인 칼데라에 유닉스 관련 권리를 이전했었던 노벨이 SCO그룹의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었지만 SCO가 수정계약서의 내용을 제시하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SCO로부터 유닉스관련 라이센스를 이전 받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SCO에 힘을 실어주었다. 2003년 6월 16일에는 IBM의 AIX 판매에 대한 라이센스를 철회하는 등 IBM의 유닉스 비즈니스에 대한 금지 청구(SCO에 따르면 AIX 라이선스 철회는 IBM뿐 아니라 IBM 고객도 더 이상 AIX를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함)를 함과 아울러 손해배상액을 30억 달러로 확대(상세 내역은 IBM이 자사와의 계약 위반에 대한 10억 달러, 지난 1999년 IBM이 인수한 시퀀트와 맺은 유닉스 계약 위반 혐의에 대한 10억 달러, 불공정 경쟁혐의에 대한 10억 달러이며, 영업비밀 남용과 벌금명목으로 배상액을 추가로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2003년 8월 7일 IBM이 SCO를 상대로 유타주 연방법원에 반소를 제기하였다. IBM의 반소에 약간 앞서 레드햇이 SCO를 상대로 자신들의 리눅스 제품 및 고객에 대한 공격은 부당하며, 레드햇이 SCO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지 않음을 법원이 선언해 줄 것을 내용으로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었는데, IBM의 반소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수세에 있던 리눅스 진영이 오히려 공격적 자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CO가 리눅스와 관련된 로열티 기준 (단일 서버 프로세서당 699달러, 데스크톱 199달러, 임베디드 단말기 32달러)을 제시하고 포천 500대 기업 중 하나가 이를 받아들이는 등 사태는 쉽게 정리될 것 같지는 않다.
한반도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한마디로 빌게이츠의 생태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한반도에서 자생한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대부분의 활동 주체들이 다른 지역에서 건너온 것이다) FOSS 생태계는 아직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KLDP.net 호스트된 프로젝트는 179개)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그 자체가 미국에서 기원하고 있다는 점과 언어의 장벽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두어야 할 것인가? 빌게이츠 생태계의 규범이 이용자에게 상당히 불리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건 아닐 게다. FOSS 생태계가 자생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정부가 나서서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현명하다. (이러한 정부의 개입과 관련해 MS는 WTO 협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지적을 했었다)

해결해야 할 법제도적 숙제들
 ․라이센스의 집행가능성
 ․소프트웨어의 보증
 ․소프트웨어 특허

정부의 역할
 ․토대의 구축(localization의 지원)
 ․구매의 확대
첨부 파일http://www.ipleft.or.kr/bbs/data/ipleft_5/14/자유공개소프트웨어운동의의미와전망.pdf과거 URLhttp://www.ipleft.or.kr/bbs/view.php?board=ipleft_5&id=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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