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정보공유연대 월례 포럼 – 후기

정보공유연대 제 1회 포럼

 

주제: 디지털 생산물의 전유 싸움 – 닭장과 해적

때: 2010년 5월 27일(목) 저녁 7시

곳: 문화연대 강의실

발표: 백욱인 (서울산업대 교수)

사회: 이광석 (성공회대 강사)

 

지난 5월 27일 정보공유연대에서 마련한 첫 번째 포럼이 개최되었다. 백욱인 선생님이 ‘디지털 생산물의 전유 싸움’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다. 참석자는 많지 않았지만, 소수의 인원인 만큼 부담없이 밀도 있는 토론이 진행되었다.

 

발표는 포괄적인 이론적 지형도를 그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디지털 생산물에 대한 주류 경제학의 주된 논의의 지형을 살펴보고 이후에 그에 대한 비판적 이론 지형이 제시되었다. 이후에 디지털 경제의 독특한 특징, 디지털 생산과 그를 통해 생산된 생산물의 성격, 그리고 디지털 생산에서 노동(활동)의 성격과 그것의 가치이론적 탐색이 이루어졌다. 끝으로 생산과 전유가 발생하는 사회적 관계로서의 계급관계와 소비의 범주, 그에 해당하는 법률적 측면 그리고 사회운동의 영역이 간략히 언급되었다.

 

논의가 상당한 수준의 포괄성을 띄고 있긴 했지만, 디지털 생산물과 그것의 전유 싸움의 지형을 기리기에 적합한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발표 이후에 쟁점이 될만한 지점들에 대한 검토와 토론이 있었다.

 

토론의 모든 내용과 그 과정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신 포럼에서 논의가 되었던 주요 쟁점들을 몇가지 소개보도록 하자. 우선 가장 쟁점이 되었던 것은 지적 재산의 가치 문제였다. –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여러 활동들을 노동으로 부를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계급관계에 의한 착취와 잉여가치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인가? 단순한 정보의 축적(예를 들어 유투브)도 가치를 생산하는가? 정보 혹은 지식 자본주의가 교환 가치를 창출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지식의 생산이 전통적 의미에서 노동이 아니라고 가정할 수도 있지만, 그 생산물에 기반을 두고 교환가치가 창출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지적 재산의 가치 문제는 이처럼 다양한 질문들을 내포하고 있다. 포럼에서는 이 질문들이 잠재적으로 답해져야 할 것이라는 점에대해서는 동의가 되었지만, 토론자들간에 의견 차이가 있었고, 보다 장기적인 방식으로 연구되어야 하는 과제인만큼 그 자리에서 공유할만한 대답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발표자인 백욱인 선생은 이 질문들이 중요한 것이고 탐구되어야 할 것인데, 전통적인 정치경제학 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것들이 답해지기 위해서는 디지털 복제의 존재론적 인식론적 분석이 필요하고, 그에 대해 연구중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서 또 하나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디지털 생산물에 대한 인식론적 지반이 주류 경제학과 경영학 분야에서 상당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백욱인 선생이 이야기 하는 디지털 복제의 존재론과 인식론의 지점이 주류 경제학의 모델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백욱인 선생은 이에 대해 주류 경제학의 성과들이 상당히 축적되어 있는 만큼 참고할 지점이 있는 것은 명확하다고 말하며, 정치적 배타성으로 그것들을 경시해서 안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물론 주류 경제학 모델이 계급, 착취, 배타적 전유와 같은 적대의 선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며, 그것들에 비판적인 분석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이야기 되었다.

 

이밖에도 디지털 생산물을 통해 교환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apple 모델(탈상품화된 영역의 재상품화, 컨텐츠+하드웨어+소프트웨어)과 google 모델(전유방식의 새로운 모델)이 소개되었고, 그에 따른 논의도 있었다. 이와 함께 정치적 지향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분석이 결합되어야 디지털 생산물과 그것의 (자본주의적)전유 혹은 착취 과정에 개입하기 위한 사회 운동이 실천적으로 모색될 수 있을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이야기도 병행되었다.

 

이번 포럼은 상당히 포괄적이며 추상적이긴 했지만, 정보공유 혹은 정보공유운동과 관련된 포괄적 담론 지형과 실천적 함의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며, 이후 세미나와 포럼의 지속을 통해 대안적인 담론과 실천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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