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11일(수) 7시, 문화연대 강의실에서 정보공유연대 IPLeft의 열 두번째 이달의 토크가 열렸다. 이번 주제는 “독립영화의 자립을 위한 실험, ‘사회적 제작’이란 무엇인가”로 독립영화 <뉴타운컬쳐파티> 이상욱 피디를 모셨다. 아래 글은 이상욱 피디가 들려주는 영화에 대한 소개와 제작일정, 독립영화의 환경과 사회적 제작의 의미 그리고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정리했다.
ㅁ. 이상욱 PD 자기소개
<뉴타운컬쳐파티> 이전의 전 작품들로 <소중한 날의 꿈>이라는 애니메이션을 11년 만에 완성해서 올해 개봉한다. 또 태준식 감독의 <당신과 나의 전쟁>의 프로듀서를 했다. 기륭투쟁에서 만난 정용택 감독과 <뉴타운컬쳐파티>을 제작하고 있고, 독립영화 한편 더 준비하고 있다. <당신과 나의 전쟁>을 계기로 한독협에 2010년 11월에 가입하면서 독립영화 피디라는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ㅁ. 영화 <뉴타운컬쳐파티> 어떤 영화인가?
칼국수집 두리반의 철거반대 투쟁은 2008년 12월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되었다. 정용택 감독과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두리반 투쟁에 인디음악 밴드들이 결합하고, 자립음악생산자조합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면서부터다. 자립음악생산자조합의 경우, 지난 4월 29일에 발기인대회를 했고, 본격적으로 발기인 모집을 시작했다. 이 영화는 예술하지 못하는 시대에 예술가로 살아가고 싶은 가난뱅이들의 애기이다.영화의 주제는 묵직하지만 음악하는 이들의 영화이기에 발랄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ㅁ. 향후 제작 일정은?
촬영이 6월까지 있을 것이다. 8월 제천국제영화음악제에서 1차 공개한 후에 10월쯤 정식공개할 예정이다.
ㅁ. ‘사회적 제작‘이란 무엇인가?
사회적 제작에 대해 명확하게 개념을 정리하기는 힘들다. 체계적인 계획 속에서 진행된 것은 아니다. 2010년 제작을 시작하면서 제작비가 필요했다. 소액 펀드처럼 시작했다. 돈을 받아서 저작권과 수익금을 챙기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 다른 유사한 프로젝트와의 변별력을 고민하다가 같이 만들고 모두가 볼 수 있게 하자 정도로 논의하고 한독협을 찾아갔다. 한독협과 진보넷을 만나서 현재의 제작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영화 취지에 동의해서 돈을 내면 이 작품의 사회적 가치에 투자한 것이고 그렇다면 저작권은 누군가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화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편 기존 영화계의 스텝 처우 등의 열악함을 고려할 때 개개인의 호의나 신념과 상관없이 노동에 대한 보상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능기부와 같은 형식이 아닌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최소한이나마 제작 주체들이 가질 수 있게 영화계 관례와 투여노동시간에 따른 일정 금액을 책정해서 만들었다.
ㅁ. 수익금 환급과 분배의 원칙은?
수익은 사회적 기금으로 모인 몇 가지가 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지원금과 세가지 형태의 기부금(‘완전기부’, ’100% 환급’, ‘독립영화제작지원금 출연’)이다. 환급과 분배의 1단계에서는 배급비용 즉 영화 홍보 비용, 프린트 출력 비용 등이 먼저 지급된다. 영화가 배급되기 시작하는 2단계에서는 세 가지 형태의 기금 중에 ‘100% 환급’분과 ‘독립영화제작지원금 출연’금을 먼저 환급한다. 3단계에서는 수익 분배가 시작되는데, 통상적으로<뉴타운컬쳐파티> 전체 제작비 6500만원을 넘어야 수익이 되는데, 기금 중에 ‘완전기부’금이 전체 제작비의 수준을 낮추게 되고 따라서 손익분기점이 낮아지게 된다. 그만큼 낮아진 제작비의 차액을 순익 분배한다. 이 단계에서 독립영화제작 지원금 20%, 인권/철거/인디음악 30%. 스텝/음악 런닝개런티 50%가 수익분배된다. 이어 4단계에서 즉 수익분기점이 6500만 원을 넘게되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협약에 따라서 제작지원금의 일부를 환급해 준다. 약 900만원 된다. 이렇게 되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권리부분이 소멸하게 된다. 영화제에 환급하는 부분은 차후 새로운 작품에 대한 지원으로 다시 쓰일 것이라 한다. 마지막 5단계(수익이 7400만원 되는 시점)부터는 전액 수익분배로 이어져 독립영화제작 지원금 20%, 인권/철거/인디음악 30%. 스텝/음악 런닝개런티 50%로 지급된다. 그리고 정식 영화 공개 1년이 지나면 공식 수익사업은 종료되고 공개라이센스로 사회에 환원된다.
스텝들에게는 관례와 투여 노동시간이라는 두가지 원칙을 가지고 제작비에 포함된 개런티와 수익에 따른 러닝개런티가 지급된다. 통상적인 제작자가 가지는 개런티는 없이 스텝으로서 참여하는 개런티만 존재할 뿐이다. 더불어 음악 저작권자에게 러닝개런티가 있다. 제작비 상세내역은 홈페이지에 게시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ㅁ. 통상적으로 독립영화의 제작 비용은 어떻게 마련되는지?
국가에서 지원받거나, 상업영화 자본 중에 착한 자본, 친한 자본, 쌈지돈엄마펀드, 친구펀드, 아르바이트, 아는 사람들에게 기부 받거나 빌려서 제작해왔다. 독립영화는 상업영화와는 달리 사회적 맥락이 있는 것이다. 국가로 부터의 지원의 경우, 영화 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도 있을 것이고 문화주의적 입장에서 예술과 사회적 발언은 국가로 부터 지지되어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입장을 얘기할 수 있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국가가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부분도 작고 그걸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국가의 지원에 의존했던 결과, 정권이 바뀌면 지원방식과 대상이 달라지고 하는 문제 등을 지난 몇 년간 겪었다.
사회적 제작이라는 문제의식에는 이런 국가의 지원과 일반기업의 지원 외에 제3의 길은 없겠냐하는 것이 시작이었다. 후원으로 받아 제작하는 경우, 사회적 후원이나 공동체 후원으로 제작되는데 이런 후원은 사회적 제작이라 볼 수 있다. 공공성을 가지고 있는 펀딩, 공동체의 제작방식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뉴타운컬쳐파티>와 같은 제작 방식을 어떻게 복수로 만들 수 있을까 등의 또 다른 공공제작기금을 만드는 고민이 생길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뉴타운컬쳐파티>의 제작 과정과 결과물이 중요하다. 저의 이런 고민은 저만이 아니라 이미 많은 이들이 하고 있고 필요로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ㅁ. 독립영화 배급이나 유통의 구조는?
직업 프로듀서로서 다양한 추상적 논의와 별개로 이 사업을 사람들에게 제안할 때, 영화를 만들어서 수익이 생기면 다른 독립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재원이 생긴다는 점을 얘기했다. 투자로 이루어지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라는 얘기들을 한다. 이렇게 모인 돈이 다음 독립영화를 만들 때 얼마나 보탬이 될 것인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자본과 국가의 지원을 받는 방식 말고 다른 방식으로 독립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재원을 우리가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독립영화인들은 상호경쟁관계에서 내 영화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내 동료의 영화에 대한 고민도 할 필요가 있지 않냐라는 것을 구체적인 결과물로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영화 시장은 극단적 형태의 독과점 영화 배급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수직계열화 되어 있어 독립영화가 물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없다. 또한 영화 시장의 규모 역시 뒷받침되지 않는다. 상업영화 조차 수익의 분배와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시장질서가 없는 상황에서 독립영화는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위원회에서는 내부적으로 최소한 1000명의 예비관객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모집을 시작했다. 배급의 비용과 1차 환급은 기본이고 직접 들고 배급을 하더라도 성과는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의 독립영화가 공공자금으로 제작, 배급되고 적어도 꼭 돌려줘야할 100% 환급된 이후에 단 10원의 독립영화제작지원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성과를 내는 선순환의 결과를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소한의 스텝 개런티를 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면 우리의 프로젝트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이 속에 스텝 처우의 문제, 배급의 문제, 독과점의 문제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ㅁ. 사회적 제작과 더불어 사회적 배급은? 저작권을 공개하겠다는 것은 또 다른 배급의 형태가 아닌가? 배급의 계획은?
일반적인 시스템상 배급은 배급사가 담당을 하고 있는데, 작품을 보고 얘기하자고 해서 배급을 하는 사람들과 초기부터 논의를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1년뒤 공개라는 우리의 룰에 동의하지 않는 배급사 밖에 없을 경우, 직접 배급을 해야할거라 생각하고 있다. 누구나 볼 수 있게 영화가 공개된 이후의 수익이나 활동은 미리 생각해 보지 못했다.
ㅁ. ‘독립영화 희망씨앗’이라는 제작위원회의 모집과 활동은?
독립영화 희망씨앗이라는 이름으로 제작위원회를 모집하고 있다. 1만원 이상의 기금을 내거나, 제작/배급/홍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10개 단체회원과 활동 참여와 기금을 낸 250여명의 회원이 있다.
제작 과정 속에서 이메일을 통해 소식을 전하거나 회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0월 정도에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논의를 하려고 한다. 솔직히 어떤 결과에 도달할지는 알수 없고 다양한 접근과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다만 한가지 원칙은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5월 16일(월) 6시 진보교육연구소에서 회원 간담회를 예정하고 있다. <뉴타운컬쳐파티> 와 사회적제작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