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도 글리벡 특허의 “에버그리닝”, 제동걸리나? ]
2003년 4월 특허청은 글리벡특허에 대한 강제실시 청구를 기각하여 한국의 환자들은 매월 약 300만원어치의 글리벡을 먹어야했다. 드디어 2013년 6월이면 특허가 만료된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특허가 또 있다. 이마티닙 메실산염에 대한 특허는 올해 6월에 끝나지만 고함량의 이마티닙 메실산염에 대한 조성물특허기간이 2023년 4월까지란다. 또 노바티스는 2021년 10월에 만료되는 위장관기질종양(GIST) 적응증에 대한 용도특허도 갖고 있다. 이렇게 기존의 약(이마티닙 메실산염)을 약간 변화시켜 염, 조성물, 이성질체, 혼합물, 용도 등에 2차 특허를 얻어 특허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제네릭(복제약) 생산을 막고 약값을 높은 상태로 유지하려는 제약회사의 행위를 “에버그리닝”전략이라고 한다.
글리벡의 주요성분은 이마티닙 메실산염이고, 만성골수성백혈병과 위장관기질종양(GIST)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글리벡은 50mg, 100mg, 400mg이 세상에 나와있는데, 보통 하루에 한번 400mg을 먹어야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300~800mg을 먹어야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100mg짜리 4알을 먹기보다는 400mg짜리 1알을 먹는게 환자에게 더 편하다. 게다가 노바티스는 자사홈페이지에서 글리벡을 고용량으로 복용하는 환자는 철중독을 줄이기 위해 400mg을 복용해야한다고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국에는 글리벡 400mg을 본 사람은 없다. 한국에 글리벡이 출시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왜 글리벡 400mg가 없었을까? 2008년 6월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 사회운동단체들은 환자의 안전과 비싼 약값을 이유로 복지부에 글리벡 400mg 수입신청을 하였다. 당시 글리벡 100mg의 약값은 23,045원(현재는 21,281원)이고, 400mg가 보험등재될 경우 당시의 약가제도에 따라 57,612원이 된다. 글리벡 400mg의 약값을 100mg 약값의 4배로 쳐주지 않는 이유는 재료비가 4배만큼 드는 것도 아니고 400mg을 만드는 기술이 100mg을 만드는것보다 4배만큼이나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400mg을 수입하면 환자에게 좋고 건강보험재정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노바티스는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400mg을 판매하지 않았다. 특허는 있고 약은 없는 기막힌 상황. 덕분에(?) 2012년에 글리벡의 건강보험보험청구액은 1001억원으로 의약품 중 2위를 차지했다.
이마티닙 메실산염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국내제약사들이 제네릭을 출시를 준비하면서 2011년말에 고용량에 대한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그 결과 3월 29일 한국특허심판원(1심)은 고함량의 이매티닙 메실산염을 포함하는 글리벡의 조성물 특허는 특허의 목적, 구성 및 효과는 선행 문헌들에 의해 그 진보성이 부정되므로 무효라고 결정했다. 노바티스가 항소를 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 판결로 한국의 제약회사들은 이마티닙 메실산염 200mg, 400mg, 600mg 등이 함유된 제네릭(복제약)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올 초에 국내제약사들이 용도특허에 대해서도 무효심판청구를 했다고 한다.
-메디컬 투데이: 동아·CJ·보령, 노바티스 글리벡 관련 특허 무효심판 승소
-데일리팜: “GIST 환자들도 글리벡 제네릭 누릴 수 있도록” CJ·보령·종근당, 노바티스 상대 특허소송 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