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차 세계보건기구 집행위에서 남아공의 특허법 개정시도에 주목 ]
2014년 1월 20일~25일에 134회 세계보건기구 집행위원회(Executive Board) 회의가 제네바에서 열렸다. 집행위원회는 34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고 세계보건총회의 결정사항을 실행하기위해 매년 2회의 회의를 갖는다. 134회 집행위원회 회의의 주제는 필수의약품에 대한 접근이었다. 한국, 중국, 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필수의약품에 대한 접근(Access to essential medicines)”이란 제목의 결의안 초안을 제출하였고, 논의 끝에 통과되어 올해 5월에 있을 67차 세계보건총회에 제출된다.
결의안을 수정,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쟁점이 된 것은 트립스협정(TRIPs)의 유연성을 실행할 수 있도록 담보하기 위한 근거를 얼마나 선명하게 할거냐였다. 그 근거는 2008년 61차 세계보건총회에서 채택한 결의안 ‘WHA 61.21 공중보건, 혁신, 지적재산에 대한 국제적 전략과 계획(GSPOA, Global strategy and plan of action on public health, innovation and intellectual property)’이다. 문구를 “in accordance with GSPOA”, “as stated in GSPOA”, “in line with GSPOA” 중에서 어떤 것으로 할것인지 설전을 벌이다 “in line with GSPOA”로 합의되었다. (문맥상의 차이를 잘 모르겠지만) 트립스협정의 유연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 세계보건총회의 결의안을 무용지물로 만들지 않기위한 개발도상국들의 분투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논의가 집중된 사안은 최근에 공개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적재산법의 개정을 막으려는 초국적제약회사들의 계획이었다. 나미비아, 브라질, 쿠바,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볼리비아, 짐바브웨, 인도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강력한 지지의사를 표명했고, 아프리카지역을 대표하여 나미비아는 회원국들이 트립스협정의 유연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세계보건기구의 지지를 촉구하고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argaret Chan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어떤 정부도 공중보건에 있어 옳은 일을 하는 점을 이해관계자에 의해 위협받아서는 안된다”, “어느 누구도 의약품이나 생명을 구하는 개입에 대한 접근을 거부당해서는 안된다”며 남아공에 연대를 표명한 국가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 상임이사 마니카 발라세가람 박사는 “문서 유출 덕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의료 접근성을 추진하는 중진국들과 제약사 간의 지적재산권 분쟁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며 “거대 제약회사들은 선례를 막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특허 체제 개정을 원하지 않는다.”이라고 지적했다. 인도가 트립스협정의 유연성을 이용하여 제네릭(복제약) 생산을 활발히 하고 있고 초국적제약사들의 특허 ‘에버그리닝 전략’을 상당히 막고 있는 점은 개발도상국들에게 모범사례로 꼽힌다. 이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번 지적재산법 개정 시도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134차 세계보건기구 집행위원회에 제출된 결의안 초안(수정전) “Access to essential medicines”
-메디파나: 국경없는의사회, 특허 남발 미국 `에버그리닝` 비판
-정보공유연대: 남아공 특허법 개정 무력화시키기위한 초국적제약회사들의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