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정보공유연대 IPLEFT의 새해인사
정보공유연대는 IPLEFT는 2016년을 맞아 기존의 뉴스레터 <나누셈>을 보다 새롭게 꾸며보기로 했습니다. 기존의 뉴스레터 [나누셈]이 이미 보도된 지적재산권 및 관련 국제협정과 산업, 그리고 문화 영역의 뉴스들을 그대로 취합해 배포했다면 새로운 뉴스레터에는 매달 주요한 이슈를 선정해 동향을 파악하고 이슈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월간 이슈 리포트 형식으로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또 연중 사업의 일환으로 네티즌 및 공익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이 저작권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덜고 보다 풍성하고 유용하게 창작물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저작권 공정이용 가이드북을 제작해 보려고 합니다.
또한 그 동한 한국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지 못했던 오픈억세스(open access)운동에 새로운 논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운동의 경향을 비판적으로 되짚어 볼 것이며 앞으로의 구상을 새롭게 제시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2016년이 새해가 밝은지 어느덧 두 달이 다 되어 갑니다. 그리고 올해는 유난히 연초부터 세상의 분위기가 험악합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정확히는 수소탄실험과 북한 측 주장으로는 인공위성 로켓)와 박근혜 대통령의 계성공단 중단과 이어진 북한의 계성공단 폐쇄로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병신년 연초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 만연한 불안도 외교라면 외교일 것이요. 정책이라면 정책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불안한 상황 대해 정의화 국회의장은 국가비상사태로 간주하고 테러방지법을 직권 상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테러방지법을 막으려는 야당의원들의 필리버스터(filibuster)가, 국회 앞에서는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민 필리버스터”가 이어졌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지난 3월 2일 새누리당 단독으로 테러방지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데에는 여러 관점이 있고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따라서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 토론이 중간에 어떤 방식이든 강제로 멈추어 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보공유연대는 IPLEFT는 지식과 기술, 예술이 누군가에게만 독점되고 또는 상품으로만 사고 팔리는 지금의 사회를 넘어 최대한의 정보들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공유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 시민들의 정보를 마음대로 수집하고 그것을 독점하는 국가권력과 정보기관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정보공유연대 IPLEFT를 지금처럼 지켜봐 주세요.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보공유연대 IPLEFT.
*정보공유연대 IPLEFT 월간 이슈 리포트 <나누셈>*
*2016년 3월 호(vol.1) 2016. 3. 14.*
행사 및 일정을 공지하고 싶거나, 이 동향 소식에 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ipleft@jinbo.net
<나누셈>은 정보공유연대 IPLEFT의 블로그(http://ipleft.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음반산업협회 서희덕 회장 당선자 취임에 관한 문화·예술 및 저작권 관련 시민사회단체 의견서
문화예술 및 저작권 관련 시민사회단체 문화연대, 뮤지션유니온, 예술인소셜유니온, 정보공유연대 IPLEFT는 최근 저작인접권 신탁관리단체인 한국음반산업협회(이하 음산협)의 제6대 회장으로 당선된 서희덕 당선자에 대해 취임 및 취임승인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지난 3월 8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발송했습니다.
서희덕 당선자는 음산협의 제2대 회장 역임 중 협회의 공금을 유용해 배임 및 횡령의 죄로 징역1년을 선고를 받았고 음산협으로 부터는 해임 및 회원의 제명 조치를 받은 바 있습니다. 헌데 서희덕 당선자는 지난해 말 돌연 협회의 추천 대의원 자격을 가지고 있는 법인회원의 공동대표로 등기해 대표권을 행사한다며 음산협 측에 신고 하였고 피선거권을 주장하며 음산협 제6대 임원선거의 회장 후보로 등록해 당선되었습니다.
또한 서희덕 당선자는 이런 과정과 동시에 음산협의 실사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아프리카tv와의 기존 계약을 변경하지 않고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를 자의적으로 판단해 BJ 10여명에 대해 저작권 침해로 형사고소를 남발하여 저작권 환경을 왜곡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등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서희덕 당선자에 대한 취임 및 취임 반대의 의견을 전달하였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정한 지도감독을 요구했습니다.
-한국음반산업협회 서희덕 회장 당선자 취임에 관한 문화·예술 및 저작권 관련 시민사회단체 의견서
http://ipleft.or.kr/?p=6051
*저작권, 마을 미디어 발목잡나
지난 12월 18일, 팟캐스트 플랫폼인 팟빵(http://www.podbbang.com/)은 다음과 같은 공지를 올렸다.
“지금까지 저작권으로 보호받아야 할 음원 등을 팟캐스트에 사용하는 음악 방송에 대하여 팟빵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으나, 저작권관리협회의 요청으로 저작권법에 위배되는팟캐스트에 대하여 팟빵 내 노출을 차단할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마을 미디어 창작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마을 미디어 방송에서 사용되는 음악이 저작권 침해로 간주되어 차단된다면, 팟빵을 통해 방송을 유통시켜 온 마을 미디어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음악 카테고리에 있던 1개 방송이 차단되었다고 한다.
마을미디어는 주민이 소유하고 주민이 함께 운영하는 미디어이다. 미디어가 넘쳐 나는 세상이지만, 정작 나에 대해서 혹은 내가 직접 운영하는 미디어는 찾기 힘들지 않는가. 마을 미디어는 주민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 공간으로서, 미디어를 통해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2012년 서울에서 마을 미디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현재 서울에서 20개 이상의 마을
미디어가 운영되고 있다. 2015년 10월부터 ‘서울마을라디오 동네방네’라는 실시간 연합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현재 대부분의 마을 미디어는 라디오 팟캐스트로 제작이 되며, 이용자들은 스트리밍 혹은 다운로드를 받아 청취하게 된다.
많은 창작물이 그러하듯이, 마을 미디어 역시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음악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이 창작한 저작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책, 드라마, 음악, 영화, 스포츠에 대한 대화를 하듯이, 마을 미디어 역시 다른 미디어나 저작물을 매개로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저작권을 이유로 이러한 저작물 이용이 제한된다면, 마을 미디어라는 창작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밖에 없다.
마을 미디어 지원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는 팟빵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듣지 못했다. 현재 팟빵 측은 실시간 방송과 관련해서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협의 중이지만, 다른 팟캐스트는 알아서 저작권을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다운로드 횟수와 같은 데이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팟빵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와만 개별 콘텐츠 제작자와의 협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마을 미디어 단체들은 소정의 저작권료를 내고서라도 안심하고 음악을 사용하게 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팟빵과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불법 저작물 타령을 하기 전에, 정당하게 음악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팟캐스트는 실시간 인터넷 방송과 달리, 저작권법 상 전송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현재 팟캐스트에 대해서는 ‘사용료 징수규정’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즉, 사용료를 내고 싶어도 그 근거가 없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팟캐스트에 대한 징수 규정을 마련하고, 팟캐스트 창작자들이 저작권 문제없이 창작을 할 수 있도록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플랫폼 사업자들 사이에서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마을 미디어의 경우에는 비영리로 운영되는 공익적 창작 활동이기 때문에, 무료 혹은 저렴하게 음악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http://www.maeulmedia.org/
-저작권법, 마을미디어를 만나다
http://maeulmedia.tistory.com/135
- 마을미디어에서 음악이 사라진다고? – 저작권 문제, 팟캐스트 시대에 다시 부활하다 < http://actmediact.tistory.com/470 >
*창작노동은 어떻게 착취되는가?
작년 가을 즈음부터 심심찮게 들려오던 이름이 있다. 로이엔터테인먼트. 방송에 나오는 배경음악을 만들어 먹고 사는 회사다. 최근에만도 이슈가된 <송곳>이나 <응답하라 1988>과 같은 프로그램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문제가 된 것은 그 회사의 이름으로 음악을 만들어온 창작자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은커녕 작곡가의 이름마저 엔딩크레딧에 올리지 못하게 해온 운영방식 탓이다. 창작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양도불가능한 권리인 인격권까지 침해해온 것이다.
이번 일은 단순히 로이엔터테인먼트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특별히 나쁜” 기업이 아니라, 그냥 “보통의 나쁜” 기업일 뿐이다. 소위 말하는 문화산업과 관련된 많은 영역에서 창작자들을 착취하는 다양한 형태의 구조가 만들어져 왔다. 최저임금은 커녕, 최소한의 생계조차 불가능한 임금을 주면서 업무상 창작물이라는 이유로 창작물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강탈하는 기업, 유통로를 장악하여 저작권을 넘겨주지 않으면 그 유통로 자체를 이용할 수 없게 만드는 산업 시스템 등 여러 문제들이 그 안에 녹아 있다.
그리고 창작 노동에 대한 착취는 한국 문화 산업이 해외로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더 극심해 졌다. 로이엔터테인먼트는 내수용 음악과 수출용 음악을 바꿔가며 저작권 수익을 가로채왔다. 작년에는 개그콘서트의 코너가 수출되었지만 정작 그 코너를 만들고 실연해온 희극인들에게는 아무런 보상이 돌아가지 않았다.
아마도 저작권은 저자라 명명된 창작자들보다 그 창작물을 이용해 돈을 버는 기업들의 편에 서있는 것 같다. 저작권을 통한 산업적 보상이 창작자들의 이익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오히려 창작자들을 괴롭히는 요소가 되어버렸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몸집이 커진 이 문제덩어리는 창작자들과 그것을 향유하는 이용자들을 삼켜버리고, 자기 자신이 기생해온 문화 산업 자체를 고사시키는 과정을 밟게될지도 모른다.
-한겨례신문, “TV 속 배경음악마저 ‘열정 페이’의 결과물이었나”,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705125.html
-경향신문, “음원수익 외주업체 독식… 작곡가 착취하는 ‘하청제국’”,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2252137525&code=940100
-경향신문, “TV 속 배경음악마저 ‘열정 페이’의 결과물이었나”,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705125.html
-코리아데일리, “응팔, 핫한 OST열풍 속에 불거진 ‘작곡가 착취?‘…’어이가 없어‘”, http://www.ikorea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496
-미디어오늘, “칼럼을 쓰니 유령 작곡가들이 잘려나갔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7198
-티브이데일리, “’저작권 가로채기, 끼워 넣기’는 양반, 유령 작곡가도 허다”, http://tvdaily.asiae.co.kr/read.php3?aid=14558600581075695010
-그 외에 자세한 사항은 팟캐스트 <그것이 알기 싫다>의 162b, 163a, 164a, 165a편을 참조할 것. https://itunes.apple.com/kr/podcast/geugeos-eun-algi-silhda/id890330551?mt=2&ign-mpt=uo%3D2
*공적기여로 개발된 고가약에 “마치인(march-in)”을 허하라!
2016년 1월 14일 미국의 두 비영리단체가 한해에 $129,269(약 1억 6천만원)의 약값이 드는 항암제에 대해 제네릭 경쟁을 촉진시킬 것을 미국정부에 요구했다.
KEI(Knowledge Ecology International)와 지불가능한암치료연합(Union for Affordable Cancer Treatment)는 일본제약사 아스텔라스(Astellas Pharma)의 전립선암 치료제인 엑스탄디(Xtandi)에 대해 마치인(march-in)을 시행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건부, 국방부, 미국립보건원(NIH)에 보냈다.
미FDA 오렌지북에 등재된 엑스탄디(Xtandi) 관련 특허는 세 개다(7709517, 8183274, 9126941), 주요특허는 2027년에 만료된다. 이 세 특허는 미국립보건원과 국방부의 지원하에 UCLA에서 개발하여 획득한 것이다. UCLA는 생명공학회사인 메디베이션(Medivation)과 매년 280만 달러에다 전세계 판매액의 4%에 해당하는 로열티, 메디베이션의 재실시권 수입(sublicensing income)의 10% 할당을 받기로 하고 특허 계약을 맺었다. 일본 제약사인 아스텔라스(Astellas)가 메디베이션과 판매 계약을 맺고 엑스탄디(Xtandi)란 상품명으로 판매하고 있다.
KEI 등은 납세자의 기여로 이뤄진 연구의 결과물이 ‘합리적 기간에(reasonable terms) 공공의 필요를 합리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 마치인을 발동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엑스탄디(Xtandi)의 가격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비싸서 미국의 전립선암 환자들이 약을 먹을 수 없다는 것. 미국 평균 도매가(AWP, 할인이나 리베이트가 없는 상태의 가격)는 40mg 1알당 $88.48이고, 1년치 약값은 약 1억6천만원($129,269= $88.48 x 4 알 x 365.25 일)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26.37, 노르웨이는 $32.43이다. 미국의 65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회보장제도인 메디케어(Medicare)의 약값도 $69.41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2~3배 비싸다,
1980년에 제정된 베이돌법에 규정된 “마치인(march-in rights)”는 연방정부와 기관의 재정적 지원으로 발명된 특허에 대해 비배타적이고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라이센스를 허용할 수 있는 권한이다. 관건은 어떤 경우에 미국정부가 마치인을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미국립보건원은 1990년대 중반이래 5번의 마치인 신청을 거절했다. 재고부족 문제 혹은 높은 약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마치인을 허락하지 않았다. 2013년 11월 1일 미국립보건원(NIH)은 KEI 등의 미국운동단체들이 에이즈약 ‘리토나비어’에 대해 “마치인(march-in)”신청을 거절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때 미국립보건원(NIH)은 마치인의 임시적인 방안이 환자와 의사에게 광범위하게 유용할 수 있는 가격통제의 적절한 수단이 아니라고 판단했다(the extraordinary remedy of march-in is not an appropriate means of controlling prices of drugs broadly available to physicians and patients).
51명의 의회 의원들도 오바마 행정부에 미국립보건원(NIH)이 마치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은 지불가능한약가대책위원회(Affordable Drug Pricing Task Force)에서 작성했고, 처방의약품의 가격에 대한 논란에 대한 대응으로 의회 의원들이 만든 것이다.
-KEI: 보도자료
http://keionline.org/sites/default/files/Xtandi-Press-Release.pdf
-KEI: 51 members of Congress have asked the NIH to use March-In rights to rein in high drug prices
http://keionline.org/node/2410
-정보공유연대: 미국립보건원(NIH), 세금으로 개발한 에이즈약에 “마치인(march-in)” 거부 결정
http://ipleft.or.kr/?p=5354